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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께 송구하다'는 황 총리, 이재정 의원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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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적절한 처신' 당부에도 "사실 아닌 얘기 많아" 불만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사진=이재정 의원 페이스북/자료사진)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등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민주당 초선인 이재정(비례대표) 의원이 정면충돌했다.

이날 두 사람 충돌은 이재정 의원의 모두 발언이 발단이 됐다.

이 의원은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의혹이 나타나면 설마하는 순간 사실이 된다"며 황교안 총리가 직접 당사자였던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을 거론했다.

황교안 총리는 2014년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정부를 대신해 헌법재판소에 통진당 해산 심판을 청구해 그해 12월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재정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아침에는 '통진당이 최순실 씨의 미움을 사 해산된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며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 당시 통진당 이정희 후보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출마했다"고 말해 최순실 씨가 이를 괘씸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어 이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뜨거운 논란이 된 '샤머니즘'과 관련해 황 총리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러나 황 총리는 이 의원이 물은 내용은 답하지 않고 "방금 전 통진당 해산을 최순실…"이라며 이 의원의 모두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

이에 이 의원이 황 총리 말을 끊으며 "묻는 질문에 답하라"고 요구했지만, 황 총리도 "통진당 해산은 제가 청구한 사건"이라며 계속 항변을 시도했다.

이 의원은 "그에 관해서는 다른 경로로 본인 입장을 밝히라"며 질문에 답할 것을 거듭 요구했지만, 황 총리는 "제가 청구한 사건"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이 의원은 황교안 총리의 그동안 국회 답변 태도를 맹비난했다.

황 총리를 겨냥한 이 의원 입에서 '안하무인', '거만'이라는 말이 튀어나왔고 "총리는 검사가 아니"라는 충고도 이어졌다.

그러나 황 총리는 "제가 직접 경험한 사실에 대해 의원님이 사실이 아닌 말씀을 하는데 제가 어떻게 얘기를 안 할 수가 있냐"며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황 총리의 요구를 일축하고 지난 연말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들어 의원실과 재외 공관에 배포했다는 올해 달력을 집어 들고 샤머니즘 공세를 이어갔다.

해당 달력에 박 대통령이 말한 '우주의 기운'을 설명하는 오방 무늬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이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드냐"고 묻자 그제서야 황 총리는 "대통령께서 (샤머니즘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 제가 경험한 바로도 그럴 분이 아니"라고 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충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악화했다.

이 의원이 달력을 들고 의원 질의석을 벗어나 황 총리가 있는 답변석으로 이동해 달력을 던지듯이 내려 놓았기 때문이었다.

황 총리가 신경질적으로 "이게 뭐하는 거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평소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증거를 얘기하길래 증거를 갖다 드린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두 사람은 이후 20여 초 동안 입을 닫은 채 서로를 노려보았고, 야당 의원들이 대부분인 국회 본회의장 의석에서 황 총리를 향해 야당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장석의 정세균 의장에게 다가가 황 총리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정세균 의장이 황 총리에게 "국무위원 자격으로 국회에 나와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만큼 조금 불편해도 적절하게 잘 처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황 총리는 정 의장 당부에도 "지금 너무 사실과 다른 말씀이 많기 때문에 제가 말씀을 안 드릴 수 없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황 총리는 이날 답변에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여러 차례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날 황 총리의 국회 답변 태도는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임무인 '대통령 보좌'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께 송구한' 총리의 답변 태도와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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