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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친화, 성장 대통령…트럼프는 왜 갑자기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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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 전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은 결과적으로 기우가 됐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9일 아시아 시장에서 패닉(공황)을 보이긴했지만 정작 미국과 유럽 시장은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는 등 트럼프의 승리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같은 시장의 극적 반전은 트럼프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하룻밤 새 달라졌기 때문이다. 수락연설을 통해 불확실성을 양산하는 '문제아'에서 '성장 지향'의 '시장 친화적' 대통령으로 변신한 것이다.

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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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변신

트럼프는 9일(현지 시각) 수락연설에서 대통령이 된 후 가장 먼저 할 일이 경제재건이고, 그 방법으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려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미국을 다시 세우고 아메리칸 드림을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고속도로, 다리, 터널, 공항 등 모든 인프라를 다시 건설하고, 이를 통해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일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과감한 재정투입을 통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시장에선 호재가 됐고,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경제성장에 역점을 둔 그의 발언은 성장지향의 대통령으로 각인되면서, 시장친화적인 대통령으로 거듭났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때의 학습효과도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됐다.

트럼프의 당선은 국수주의, 고립주의라는 측면에서 브렉시트와 유사한 면이 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된 직후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정을 되찾았다. 당시 시장 움직임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이번에도 그 파장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설령 시장에 부정적인 트럼프의 공약이 그대로 이행된다 하더라도 현실화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또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회의 심의 등을 거치면서 합리적으로 순화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 시스템의 힘

미국 사회에서도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독주를 제어할 시스템의 힘 또한 크다.

트럼프의 변신은 그 근저에 미국 사회의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당장 트럼프 당선이 결정 난 직후 미국은 반대편의 시위가 잇따르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득표에서는 클린턴의 지지자가 더 많았다. 향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선 반대파를 끌어안아야 할 필요가 있다. 수락연설에서 국민을 향해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그에게 특히 부담스러운 것이다. 자신의 당선이 악재가 돼 시장이 요동친다면 국정의 동력을 얻기가 힘들고, 국정을 끌어가는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장의 우려와 불신을 불식하는 것이 그에게는 절실한 것이다.

트럼프가 사업가 출신인 점도 그가 실리에 따라 적응하며 빠르게 변신할 수 있는 기재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아무리 극단적 사고의 인물이라 하더라도 그가 선거과정에서 뱉어낸 말과 공약들이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되려면 미국 사회의 시스템에 의해 걸러지고 순화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점이다.

비록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의회도 장악하게 됐지만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공약과 철학에 반대한다. 당론과 달리 자유로운 투표가 가능한 미 의회의 특성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터무니 없는 공약이나 정책이 의회를 통과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 당분간 변동성 클 것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긴 했지만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시장 친화적 이미지로 변신했지만 향후에도 그의 괴팍한 성격만큼 돌출 변수가 언제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트럼프의 극단적 국수주의와 보수성, 고립주의적 발언과 행태가 당선 이후에 나오게 된다면 그 무게는 완전히 다른 것이고, 시장의 반응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의 정책이 검증되기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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