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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수석 안종범의 기업 '돈 뜯어내기'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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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정책조정 수석)이 K스포츠재단 스포츠시설 건립에 필요한 돈을 기업들로부터 뜯어내기 위해 산하 정부 부처를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부영측에 전화를 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보고할 일이 있는데 부영그룹의 아프리카 기부사업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다.

부영측은 국토부를 통해 아프리카 기부사업 자료를 전달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작년 10월 아프리카 르완다에 디지털 피아노 2000대와 칠판 2만개를 기증했다.

부영은 동남아 14개국을 대상으로 교육 기부와 태권도 보급 지원을 해오다 대상국가를 아프리카로 확대했다.

부영측이 국토부에 자료를 넘긴 뒤 얼마후 이번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연락이 왔다. 안종범 수석이 이중근 회장을 직접 만나자는 연락이었다.

양측은 올 2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비지니스룸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안 전 수석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김시병 사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정 전 사무총장과 김시병 사장은 구면관계였다.

비지니스룸에서 안 전 수석은 국토부 자료를 거론하며 부영이 이중근 회장에게 아프리카에서 하고 있는 구체적 기부 사업을 물었다.

이어 안 전 수석은 "대통령께서 아프리카 순방을 하실 예정인데, 부영그룹의 아프리카 기부사업이 참 좋다"며 이것저것을 이 회장에게 질문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25일부터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를 방문했다.

대통령 정상회담까지 꺼내며 K스포츠재단 일이 청와대 관심사항임을 부영측에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부영측 관계자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 사이, 안 전 수석은 걸려온 전화를 받으러 잠시 밖으로 나간 뒤 다시 돌아 왔고, 이어 급한 일이 있다며 자리를 떳다"고 말했다.

또 "안 전 수석이 방에서 나간 뒤 곧바로 이중근 회장도 나갔고, 방에는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며 "이 회장이 직접 세무조사를 봐달라고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이 요구한 돈이 75억원쯤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회사에서 검토를 한 뒤 통보를 해주겠다"고 말한 뒤 이날 회동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스포츠재단 관계자는 "당시에 안 수석과 사무총장, 부영 이 회장과 김 사장 등 4명이 이야기를 나눴다"며 "박 과장은 밖에서 대기하다 회의내용을 기록해 최순실씨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특히 K스포츠재단이 추진하던 5대 거점 스포츠시설 건립을 위해 70~80억원을 지원해달라는 제안에 세무조사 청탁 얘기를 먼저 꺼낸 건 이중근 회장이라고 확인했다.

최순실씨 지시로 투자를 제안한 당사자인 정현식 전 사무총장도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이 직접 세무조사를 도와줄 수 있냐는 말을 꺼낸 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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