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화보는 날…소년원 '찾아가는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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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원정 기자/자료사진)

 

가을이 무르익는 시절, 공기는 유독 맑고 차가웠다. 100명 가량의 원생들이 뛰어 놀고도 남을 광활한 운동장에는 고요한 평화가 감돌았다.

지난 3일 CBS '찾아가는 영화관'이 방문한 춘천소년원의 이야기다.

춘천소년원에는 신촌정보통신학교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이름 그대로 소년원은 학교의 역할을 대신한다. 소년원에서 생활하는 원생들은 짧으면 4개월, 길면 24개월까지 이곳에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직업 교육을 받는다.

원생들이 이곳을 떠나도 다시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 잘 정착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자 삶을 재정비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다.

그러나 바깥 학생들처럼 원생들에게도 바쁜 학업 와중에 숨 쉴 틈은 필요한 법. CBS '찾아가는 영화관'은 한 동안 시내 영화관에 찾기 힘든 원생들에게 활력소가 되고자 춘천소년원을 찾았다.

세 시간을 훌쩍 넘겨 준비가 끝나자 훈훈한 공기로 가득한 대강당에 원생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났다. 아직 얼굴이 앳된 10대 남자 아이들은 팝콘 하나씩을 손에 들고, 교사들에게 밝게 인사하며 자리에 앉았다. 반별로 앉은 원생들은 들뜬 얼굴로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반복되는 학업 속에서 어쩌다가 수업시간에 영화라도 보게 되면 재미없는 영화도 그렇게 즐겁기만 했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영화관 못지 않은 큰 스크린 그리고 풍성한 음향과 함께 영화 '로봇 소리'가 시작됐다. 어둡게 암막 커튼을 내린 강당 안에서 원생들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영화에 빠져들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는 이지희 MC, 하민호 감독과 영화를 보고 느낀 바를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영화는 아버지가 로봇과 함께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서면서 서서히 딸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 감독은 "우리는 부모가 우리에게 먼저 다가가길 원하지만, 먼저 용기내서 사랑한다고 말할 때 관계가 회복된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원생들은 무엇보다 딸과 깊은 갈등을 빚었던 아버지가 서서히 딸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 공감을 표했다.

'찾아가는 영화관'은 소년원이나 교정시설 등의 재소자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한 정서함양 및 감성순화를 도모하고자 기획됐다.

특히 청소년들이 모인 소년원의 경우, 이 같은 문화 활동은 사회와의 단절감을 해소하고 활기를 선사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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