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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원칙이 없다…정치논리에 휘둘리는 대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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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표류하는 대한민국 경제 3: 부처간 입장차로 표류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NOCUTBIZ
조선업 구조조정이 부처 간 입장차로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31일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아직도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어정쩡한 봉합형태의 대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산자부와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 산업은행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대우조선해양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보고 삼성과 현대중공업 2강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도 정부 용역 보고서 초안에서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2강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파산 시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금융위와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명분으로 살려야 한다는 쪽이다. 대우조선이 채용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숫자가 많고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서 파산시 사회, 경제적 파장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융위와 산은이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에 매달리는 배경에 대해 청산으로 갈 경우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천문학적 손실을 입게 돼 자본 확충이 불가피해 지고, 이 경우 두 국책은행은 책임문제와 함께 합병 주장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특정 기업의 생사에 대한 결정권을 지금처럼 정부나 국책은행이 갖게 되면 정치논리가 개입할 여지가 크고 그만큼 경제논리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논리로 기업의 생사가 결정되면 결국 지금의 대우조선 사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부실기업을 무리하게 살리는 과정에서 국민의 부담만 커지게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가 경제논리에 근거한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성인 홍익대교수는 "부실기업은 법정관리에 보내서 일단 채무조정을 최대한 한 뒤 그래도 생존할 수 있다면 그때 국가가 돈을 들여서 국유화하면 된다"고 말한다.

정치논리의 개입을 막고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는 방법의 하나로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법원에 맡기자는 것이다. 특히 법정관리는 부실 책임이 큰 대주주와 채권은행에 손실을 확실히 요구하는 반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유리한 방법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기업 부실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대주주와 채권은행의 손실 부담은 덜어주면서 무고한 국민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글로벌금융위기 때 도산위기로 몰린 GM에 대해 미국정부가 이 같은 구조조정 방식을 적용해 지금은 건실한 기업으로 되살아났다. 당시 미국 정부는 GM을 법정관리로 보냈고, 법원은 청산절차를 통해 대주주와 채권은행에 손실 책임을 지우고 우량 회사로 만든 뒤 정부가 매입하는 방식을 취했다.

구조조정이 부처 이기주의와 이해당사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넘어 성공하려면 지금부터라도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만드는 것과 함께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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