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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사과'로 화만 키웠다…여야 '내각 총사퇴'·'탄핵' 언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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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창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인정하고 연설문 등에 도움을 받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오히려 부실한 해명으로 화만 키우는 꼴이 됐다.

야당에서는 '내각 총사퇴'부터 '탄핵' 언급까지 나오고 있고, 여당 일부도 대통령 '탈당'을 주장하는 등 비난의 날을 세웠다.

이날 오후 4시에 방영된 박 대통령의 2분짜리 긴급 기자회견을 지켜본 여야는 일제히 내용과 형식에서 실망스럽다고 개탄하면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 野 "참담하다"는 반응 속 내각 총사퇴부터 퇴진·탄핵까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대통령이 전혀 상황인식이 없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어 "지금 이 나라는 대통령이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상황인식을 하지 않으면 '전쟁하자'는 최순실씨 한마디에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나라가 됐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감동적인 사과를 해야 국민들이 감동을 느끼고 대통령을 이해하고 용서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변명으로 일관한, 그리고 당신 할 말씀만 하고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질문도 받지 않고 들어가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가 탄핵, 하야 등 관련 단어들인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위원장은 "그 국민 여론을 대통령이 잘 아셔야 한다고 본다"고 경고에 나섰다.

야권의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반응을 내놨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여전히 정직하지 못하다. 이렇게 가면 정말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최씨를 즉각 귀국시켜 수사받게 해야 하고, 우병우 민정수석을 포함해 비선실세와 연결돼 국정을 농단한 청와대 참모진을 일괄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청와대 비서진을 전면 교체하고 내각을 총 사퇴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해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민을 무시한 '녹화사과'라니요" 라고 방식에 문제를 삼으며 "대통령을 포함한 성역없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입장 자료를 통해 "대통령의 사과는 당혹해 하는 국민을 더 당황스럽게 하는 부족하고 실망스러운 변명"이라며 "대통령이 모든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고백으로 이제 대통령 자신이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끓어오르는 민심을 진화하기보다 오히려 기름을 끼얹고 있다"며 "국민에 대한 '심려'와 '송구'는 있지만, '책임'과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는데 턱없이 부족했다"며 "희대의 국기문란 사건인만큼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포함한 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대통령의 이 사태에 대한 인식 수준은 정말 답답하고 황당하다"며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다"고 개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민들의 좌절감과 배신감을 생각한다면 퇴진에 준하는 각오로 청와대가 내각을 총사퇴 시켜 중립 내각을 구성해 마지막 임기직을 수행하겠다는 진솔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심 대표는 이번 사태가 '탄핵 소추 사유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다. 야당이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이었으면 새누리당에 열두번도 더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탄핵 사유로 충분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與 내부에서도 '특검'·'탈당'…비박계 부글부글

여당도 대통령 사과 직후 여론이 들끓기는 마찬가지였다.

새누리당은 "청와대 연설문 유출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새누리당은 "많은 문건이 유출된 것에 대해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객관적이고 신속한 수사로 이번 사건의 실체를 확인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했다.

비박계는 '특검'과 대통령 '탈당'을 언급하며 수위를 높였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불법 여부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 안됐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국회에선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둘 다 할 수 있다. 여야가 빨리 이 문제에 합의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비박계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여야 지도부는 최순실 사태를 수사하기 위한 특검을 논의하고, 이원종 비서실장 등 모든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퇴진을 포함해 청와대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박계 이종구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결국은 대통령이 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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