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수법도 날로 흉포화·지능화하고 있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면밀한 불법 체류자 관리와 단호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때리고 찌르고' 흉악한 외국인 범죄
지난 추석 연휴에 제주시 한 성당에서 발생한 중국 관광객의 살인 사건은 외국인 범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국 방문길에 오른 중국인 천궈루이(50)씨는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던 김모(61·여)씨를 수차례 흉기로 찔렀고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다.
전씨는 범행 이틀 전 흉기를 구입하고 성당을 2차례 둘러보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천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여성에 대한 반감과 원한이 깊어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했으면서도, 검찰 조사에서는 "중국에 돌아가지 않으려고 그랬다"고 말 바꿨다.
앞서 지난 6월 20일에는 인도양에서 조업하던 한국 국적 원양어선에서 베트남 선원들이 한국인 선장과 선원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베트남 선원들은 평소 일이 서툴다며 자신에게 비인격적인 대우를 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은행과 편의점 등에서 들어가 환전이나 지폐 교환을 요구하면서 이른바 '밑장빼기' 수법으로 금품을 훔친 경우도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A(22)씨 등 4명은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한 은행에서 "유로화를 환전해야 하는 데 100유로 지폐가 얼마나 있는지 보여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한 뒤 지폐를 만지다 지폐 11장을 빼돌렸다.
이들은 같은 수법으로 3차례에 걸쳐 훔친 돈은 모두 600여만원에 달했다.
◇ 외국인 범죄 3년간 증가세…죄목도 다양 외국인 범죄는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건수는 2013년 2만6663건에서 2014년 3만684건, 2015년 3만8355건으로 급속히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6월까지 2만5천570건이 발생해 한달에 4260여건에 달했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 5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말까지 최근 3년 동안의 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폭력이 2만7897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능범죄 1만2863명, 절도 6281명 등이었다.
성폭행과 살인도 각각 1656명, 242명이나 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남아 등지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외국인이 크게 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범죄도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단호한 법 집행으로 범죄 억제해야"
외국인 증가는 세계화 추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에 따라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는 외국인 범죄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원광대학교 양문승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는 '갈등의 소산'이라고 한다. 세계화에 따라 갈등의 주체가 늘어나면 범죄도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불법 체류자들을 면밀히 관리하고 적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특히 외국인에 대해 관대한데, 좋지 않은 부분에까지 관대한 경향이 있다. 미군 범죄나 불법 중국어선들에 대해 너무 가볍게 대처한 탓에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며 "외국인 범죄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사법기관의 권위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단 외국인 범죄에 대한 사법체계를 정비하고 법을 마련할 때 산업계에 미칠 영향도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 교수는 "3D 업종에는 한국인 대신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을 공장도 수두룩하다"며 "외국인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법을 제정할 때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