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기용 기자)
서울 지하철 김포공항역에서 30대 남성이 전동차와 스크린도어(승강장안전문) 사이에 끼었다는 신고(인터폰)에도 열차는 출입문만 잠시 열었다가 다시 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사 2층 사고수습현장지휘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측은 오전에 발생한 역사 사망 사고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승객이 끼었다는 승객의 인터폰 신고가 들어왔고 이를 인지한 기관사는 전동차 출입문을 열었다.
하지만 승객이 직접 인터폰으로 신고하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도 기관사는 상황을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기관사는 27초간 전동차 출입문만 열었다 닫은 뒤 다시 출발했다.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있던 A(36) 씨는 출발하는 전동차에 의해 스크린도어 비상문으로 밀려나와 숨졌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측은 사고 당시 A 씨가 스크린도어에 낀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나열 사장직무대행은 "7.5㎜ 이상의 물체가 스크린도어에 끼면 전동차 센서에서 감지해 출발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이상 없었다"면서 "기계 오작동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한명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출동한 과학수사대가 사고 당시 CC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문제는 기관사가 승객 인터폰 신고를 듣고도 육안 확인 없이 열차를 출발시켰던 것.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전동실 출입문은 기관실 표시등을 보고 개폐할 수 있지만 스크린도어는 처음 역사에 도착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전동차 바깥에 있는 수동조작 스위치에 의해 작동한다.
하지만 사고열차 기관사는 내부 폐쇄회로(CC)TV만 확인한 뒤 27초 뒤 출발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CCTV조차도 스크린도어라는 장애물에 가려 정확히 인지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나열 사장직무대행은 "다만 현재 여건상 사고 시 기관사가 열차에서 내려 매번 현장까지 가서 (신고를) 확인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현재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사고 기관사 등을 대상으로 왜 열차에서 내려 사고현장을 확인하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전날에도 김포공항역에서 스크린도어 고장이 있었다.
전날 오후 10시 40분쯤, 김포공항역 마천방향 승강장에서 승강장안전문이 갑자기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승강장 반대편쪽이다.
당시 승객들에 따르면 승강장안전문은 열차가 김포공항역에 진입하기 전부터 열리기 시작해 열차가 역에 들어온 이후로도 계속해 열려있었다.
열차가 출발한 이후로도 승강장 안전문은 닫히지 않았다고 당시 승객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