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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야, 세워" 동명오거리 빗속추격전 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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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채혁 (부산 시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6일 밤, 부산 동명오거리에서는 난데없는 자동차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뺑소니를 치고 달아나는 차와 그 뒤를 쫓는 용감한 시민의 아슬아슬한 추격전이었는데요. 이때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동영상이 공개가 되면서 지금 장안의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뺑소니 차량을 끝까지 추격한 용감한 청년, 임채혁 씨 직접 만나보죠. 임채혁 씨 안녕하세요?

◆ 임채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목소리가 생각보다 굉장히 앳되시네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임채혁> 저 21살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어떤 일? 실례지만.

◆ 임채혁> 지금 취업 준비하고 있어요.

◇ 김현정> 취업 준비하고 계시는 청년이군요.

◆ 임채혁> 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지난 일요일 밤 어디를 가시는 길이었어요?

◆ 임채혁>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 김현정>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동명오거리 그 도로 한복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걸 목격하신 겁니까?

◆ 임채혁> (사고난 걸 보니까) 뺑소니 차량이 제 옆에 2차로에 있던 신호 대기하던 차를 박았는데요. 앞유리로 가해자 차주분 얼굴을 봤을 때 정상적인 얼굴은 아니어서 잠깐 기다려서 보게 됐어요.

◇ 김현정> 뭔가 조금 느낌이 이상했어요?

◆ 임채혁> 운전자 눈이 풀려가지고 딱 봤을 때 ‘음주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그런데 (차에서 안 내리고) 제 옆을 지나가서 뺑소니를 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차를 돌려가지고 쫓아가게 됐어요.

◇ 김현정> 그때의 현장음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도주중인 뺑소니 차량 (사진=임채혁씨 차량 블랙박스)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 오디오)
‘여기 동명동오거리인데요. 뺑소니치려고 하고 있거든요. 부경대 쪽으로 도망가서 지금 뒤 따라 가고 있거든요. 은색 그렌저고요. 부경대 용당캠퍼스 쪽으로 도망가고 있어요. 어, 저저저저..! (경적 소리) 야, 세워!’

◇ 김현정> 지금 전화를 하는 분이 임채혁 씨예요?

◆ 임채혁> 네. 경찰서에다가 신고를 하는 중이었어요.

◇ 김현정> 그 뺑소니 차량을 쫓아가면서 운전을 해가면서 지금 전화하신 거군요. 그런데 지금 소리가 굉장히 굉음이 들려요.

◆ 임채혁> 속도가 상당히 빨라가지고요.

◇ 김현정> 어느 정도 속도로 뺑소니를 치던가요?

◆ 임채혁> 평균적인 속도는 100km 정도였고요. 제일 빨랐던 건 140km 정도.

◇ 김현정> 140km까지? 소리만 들어가지고는 이거 무슨 액션영화 한 장면 같은데요.

◆ 임채혁> 쫓아가면서 이렇게 신호위반을 하게 되고 과속을 하게 되니까 다른 차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차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경적도 계속 울리고, 상향등을 계속 껐다켰다 하면서 갔어요.

◇ 김현정> 껐다켰다 하면서 비키십시오, 알리면서. 사실은 이제 140km로 달리고 있지만 뻥 뚫린 길을 시속 140km로 달린게 아니에요. 요리조리하면서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면서 그러면서 140km인 거잖아요. 비는 막 내리고 그러니까 이런 소리가 들릴 수밖에 없는 거죠.

◆ 임채혁> 네, 중간에 '어, 저, 저, 저!‘ 하는 게 그렌저 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잠깐 넘어갔었어요. 반대편에는 차가 되게 많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가해 차량, 뺑소니 차량이 잠깐 중앙선을 넘었어요.

◆ 임채혁> 네, 저거 큰일 나겠다 싶어서 소리를 질렀던 거고요. 그때 저거 빨리 안 막으면 더 큰 사고가 나겠구나 싶어서 제가 왼쪽으로 추월을 하면서 ‘야, 서!’라고 소리를 질렀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어가지고 추월을 해서 앞을 가로막게 됐어요.

◇ 김현정> 아니, 이렇게 빨리 달리는 차를 앞으로 어떻게 가로막으셨어요?

◆ 임채혁> (웃음) 어떻게 운이 좋아서 앞을 가로막게 됐어요.

◇ 김현정> 들이 받치지는 않았고요?

◆ 임채혁> 서로 부딪치거나 한 건 없었어요.

◇ 김현정> 막으니까 이번에는 서던가요?

◆ 임채혁> 계속 속도를 줄이지 않고 박으려고 하길래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지점부터 한 100m 전부터 제가 속도를 올렸다 줄였다 올렸다 계속 반복을 했어요.

◇ 김현정> 지금 경찰하고 통화를 하면서 여기 어디라고 알려주셨잖아요? 경찰이 그쯤 왔겠네요.

◆ 임채혁> 네, 제가 세우고 한 2분에서 3분 사이 금방 오셨어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잡은 건데, 잡고 보니 도대체 왜 뺑소니를 쳤대요?

◆ 임채혁> 역시 음주운전이었어요.

◇ 김현정> 역시나 음주운전.

◆ 임채혁> 완전 만취 상태.

◇ 김현정> 어느 정도나 취했던가요?

◆ 임채혁> 자기가 한 일을 기억을 못하는 정도였어요.

◇ 김현정> 사고 낸 거 기억 못하는? 필름 끊긴 거네요, 그러니까.

◆ 임채혁> 네. 자기가 사고 낸 걸 처음에는 인지를 못하다가 조금 지나니까 사람 많이 다쳤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또 사고를 안 냈다고 얘기를 하고.

◇ 김현정> 정신이 오락가락. 그러니까 대화가 안 되는 수준이었군요?

◆ 임채혁> 네, 정상적인 대화는 안 됐어요.

◇ 김현정> 혈중알코올농도라고 하잖아요. 그게 어느 정도 나왔는지 아세요?

◆ 임채혁> 그때 현장에서는 0.153이 나왔고요.

◇ 김현정> 그러면 완전 면허취소 수준이네요.

◆ 임채혁> 네, 면허취소죠.

도주중인 뺑소니 차량 (사진=임채혁 씨 차량 블랙박스)

 

◇ 김현정> 몇 분 만에 잡으신 거예요?

◆ 임채혁> 제가 한 2분에서 3분 정도 걸렸어요.

◇ 김현정> 시속 140km를 2분에서 3분 정도 달렸으면 몇 킬로미터나 간 거죠?

◆ 임채혁> 한 2.5km 정도 따라갔어요.

◇ 김현정> 임채혁 씨는 어디 다친 데 없으세요?

◆ 임채혁> 네, 저는 다친 데 없어요.

◇ 김현정> 차도 다친 데 없습니까?

◆ 임채혁> 네.

◇ 김현정> 취업 준비생이라고 하셨잖아요, 21살. 그러면 차는 본인 차였어요?

◆ 임채혁> 아니요, 어머니 차... (웃음)

◇ 김현정> 아, 어머니 차? 어머니 차 끌고 나갔다가 큰일 날 뻔했네요.

◆ 임채혁> 네, 맞아요. 어머니한테 욕 좀 많이 먹었지 싶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이거 다 이야기하셨을 거 아니에요, 어머니한테? 어머님 뭐라 그러세요?

◆ 임채혁> 처음에는 욕을 하시다가... 나중에는 잘했다고.

◇ 김현정> ‘채혁아 그래도 잘했다. 네가 장한 일했다.’ 그러셨군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거잖아요. 본인이 사고 당한 것도 아닌데요.

◆ 임채혁> 평소에도 음주운전이 무고한 사람들 생명을 빼앗아가기도 하잖아요.

◇ 김현정> 그럼요.

◆ 임채혁> 제일 싫어하는 행동이기도 하고 거기다가 뺑소니까지 쳐버리니까 순간적으로 화를 못 참고 좀 쫓아가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진짜 그야말로 불의를 보고 못 참는 거네요. 그런데 뒤쫓아 가면서 막상 조금 두렵지는 않던가요? 아까 그 음향 우리가 들어봤지만 이게 보통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 임채혁> 무섭다기보다는... 다른 더 큰 사고 때문에 다른 무고한 사람이 죽을까 봐 더 걱정이 돼가지고요. (웃음)

◇ 김현정> 잘했습니다. 제가 듣고 보니까 아주 든든하네요. 불의를 못 참는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임채혁 씨, 잘 하셨습니다.

◆ 임채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임채혁> 네, 수고하셨습니다.

◇ 김현정> 화제의 동영상이죠. 뺑소니범을 잡은 청년 임채혁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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