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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울먹인 염갈량, 넥센 감독의 마지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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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꼭 하고 싶었는데...' 넥센 염경엽 감독이 17일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져 시리즈를 내준 뒤 기자회견에서 씁쓸한 표정으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잠실=노컷뉴스)

 

염갈량의 천하통일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48)이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염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5 패배로 시리즈를 내준 뒤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넥센은 정규리그 3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1승3패로 LG에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내줬다.

기자회견실로 들어온 염 감독은 일단 "시리즈 전체적으로 내야 수비가 무너졌고, 득점권에서 득점이 안 된 것들이 시리즈를 어렵게 한 것 같다"고 총평했다. 이어 "1년 동안 선수들이 수고했다"면서 "감독인 제 자신의 역량이 부족해서 마무리가 좋지 않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감회를 드러냈다.

염 감독은 "생각이 좀 많다"면서 잠시 말을 끊었다. 이어 준비해온 듯 휴대전화의 문구를 보면서 사퇴의 변을 밝혔다. 염 감독은 "(넥센 감독을 맡은) 4년 동안 따뜻하고 뜨거운 성원 보내주신 팬들을 위해 우승을 하고 싶었지만 역량이 부족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놓친 게 가장 아쉽지만 실패 책임은 감독에게 있고 오늘로 감독 생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염 감독은 "선수들, 스태프와 함께 야구 인생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행복했다"면서도 "4년 동안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앞만 보고 달려온 4년이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단 당분간 지난날을 돌아보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염 감독은 "지금부터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부족한 부분들을 준비하고 채워가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 인생에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고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 팬분들에게 마지막으로 고맙고 감사한다는 말 전하고 싶다"는 말을 할 때는 울먹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준비한 문구를 읽은 뒤 취재진에게 "좋은 기사 써주셔서 감사한다"면서 "조용하게 잘 떠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준플레이오프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넥센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이었다.

이를 전해들은 양상문 LG 감독도 깜짝 놀랄 정도로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염 감독은 4년 연속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 팀 창단 최초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듬해 역시 최초의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해도 강정호(피츠버그)가 빠진 상황에서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올해는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케이티)의 이적과 조상우, 한현희 등 필승조의 부상 공백에도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염 감독은 그러나 그동안의 부담감과 구단 고위층과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 감독은 "경기 후에는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면서 "염 감독이 다가와 축하한다고 전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구단과 잘 해결이 되는 줄 알았는데 아쉽다"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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