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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독거 어르신들 욕구 1위는 '영정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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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대학교 박희진 교수가 부산 사하구 감천1동 독거 어르신의 장수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감천1동 주민센터 제공)

 

부산의 한 주민자치센터에서 실시한 저소득층 독거 어르신의 욕구조사에서 영정사진 마련이 1위로 꼽힌 가운데, 재능기부로 어르신들의 바람을 이뤄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하구 감천1동 주민센터 복지팀은 지난 5월부터 관내 독거 어르신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고 있다.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 어르신의 생활실태를 직접 들여다보고, 동시에 어르신의 욕구조사도 진행해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가정방문에 나선 감천1동 주민센터 유경택 주무관은 "지난 8월까지 관내 독거어르신 314명 중 100명의 가정을 방문했다"며 "욕구조사를 함께 실시했는데, 77명의 어르신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영정사진을 꼽았다"고 밝혔다.

독거 어르신 대부분이 죽음을 맞이할 때나 죽음 이후에도 혼자일 경우가 많은데, 영정사진 하나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민센터는 영정사진을 준비하고 싶은 어르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나섰다. 운 좋게 관내 동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희진 교수(52)의 재능기부를 통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사진 촬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또 영정사진이라는 용어 대신 사진을 찍고 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는 뜻의 '장수사진'으로 이름을 바꿨다.

장수사진 촬영으로 오랜만에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할아버지와 한복에 곱게 분을 바른 할머니들은 박 교수의 재능기부에 연신 웃는 모습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영정 사진이라고 하면 어두울 것으로 생각하는데,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화기애애하다"며 "어르신들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장수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뻐한다"고 말했다.

또 "20년 넘게 장수사진 촬영 재능기부를 해오면서 이번 감천1동 어르신들은 처음으로 액자용 사진 이외 손바닥 만한 사진을 요청하셨다"며 "알고 봤더니 납골당에 붙이기 위한 작은 사진이 필요하신 것이었는데, 장례 문화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고령 어르신 김복순(96) 할머니를 비롯해 감천1동 독거 어르신 77분은 다음주 중 액자에 담긴 장수사진을 건네받게 된다.

한편, 주민센터는 아직까지 방문하지 못한 나머지 독거어르신 가정을 찾아가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하고, 지역 내 복지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연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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