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대학교 김성조 총장 (사진=한체대 제공)
국립대인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 교수들의 논문 표절 의혹이 해마다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학 수장이자 3선 새누리당 국회의원 출신 김성조 총장에 대한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한체대는 2년 전 논문 표절 사태로 교육부의 특별 감사를 받은 뒤에도 관련 교수들을 버젓이 재임용하는 등 솜방망이 징계에 그쳐 최소한의 자정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
◇ "3선 국회의원 출신 한체대 총장, 98년도 석사논문 그대로 배껴"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11일 한체대 김성조 총장의 석사 논문이 표절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8년 12월자 경북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통과된 김 총장의 '예천도립전문대학 설립에 관한 의제 설정과 정책형성'이라는 석사 논문이 그보다 1~2년 앞선 타 대학의 행정대학원 논문 및 학회지와 일부 표현까지 똑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총장은 박사 과정을 정식으로 수료하지 않았으며, 지난 2009년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금오공대에서 명예박사를 받은 것에 그쳐 직접 논문을 쓴 것은 석사 논문이 유일하다.
김 총장의 석사 논문은 ▲1996년 2월 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오석호씨가 쓴 '정책결정과정에 있어서 지역주민공동체의 역할'이라는 논문과 ▲1997년 2월 부산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진효씨가 쓴 '지방정부 정책결정과정상의 참여자 역할'이라는 논문, ▲1998년 3월 오영석·박태식씨가 쓴 '지방자치단체 정책결정과정의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한국행정논집)일부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추정된다.
논문을 비교, 분석한 결과 무려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곳
(*표 참조) 의 세세한 표현 하나하나까지 일치했다.
각주, 소제목을 비롯해 문장의 세부 표현까지 일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십 페이지를 통째로 옮겨놓기도 했다.
김 총장은 16대~18대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해 2월부터 제 6대 한체대 총장으로 역임하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친박 성향으로 분류됐다.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김 총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오래전 일이라 어떻게 논문을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 2년전 무더기 교수 징계 받고도 솜방망이 처벌... "고질적 병폐"
한체대의 논문 표절은 하루이틀에 걸친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4년 교육부의 특별감사로 논문을 표절하거나 제자 논문에 자신의 이름을 공동저자로 올린 한체대 교수들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유사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지난 2014년 교육부에 제보됐지만 감사 과정에서 빠진 표절 의혹 논문 수십편 중 9편을 확보해 표절분석 전문서비스업체 '카피킬러'에 의뢰한 결과 이중 8편에 표절이 의심된다는 점을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논문 표절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는 운동건강관리학과 오재근 교수는, 엉뚱하게 다른 교수의 논문 표절 여부 조사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 의원은 "한체대가 국정감사와 언론 등을 통해 끊임없이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논문 표절에 관대한 이유는 표절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총장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국립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논문 표절 교수들을 걸러내는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