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
국방부가 30일 사드 (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최종 부지를 확정하고도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방부 출입기자실에서 "(사드 배치지역) 발표방식은 지역 주민의 뜻을 모아 성주군수가 3개 부지에 대해 검토 요청을 했고, 결과를 성주군수에게 설명한 만큼 이를 공식 발표로 대체하도록 하겠다" 며 국방부에서의 공식 브리핑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가 성주군수에게 설명한 것이 국민을 상대로한 발표인지를 묻자 "지역주민들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달라" 며 "국방부에서의 공식 브리핑은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앞서 이날 오전 국방부는 국방부 기자단에 "오늘 오후 2시 30분 국방부 기자실에서 사드 배치 제3후보지 평가 결과를 비공개로 설명하겠다"고 통보했다가 기자단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기자단은 "사드 배치가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국민들에게 내용을 소상히 알릴 필요가 있다"며 공개 브리핑을 요구했으나 국방부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추가적 문제 제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식 기록에 남는 공개 브리핑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한미 공동실무단을 통해 사드 배치 예정지로 기존 성주 성산포대를 선정했다가 성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발표 79일만에 배치 지역을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변경했다.
성산포대 발표 당시 국방부는 이 지역이 사드 배치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배치 지역을 변경한 후에는 "골프장이 사드 배치의 최적지"라고 입장을 바꿨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산포대 선정 당시에는 부지 매입 비용과 공사 시간, 절차 등을 고려해 국유지만을 대상으로 배치지역을 찾다보니 골프장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 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이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군사무기 배치지역을 선정하면서 시간에 쫓겨 졸속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진=황진환 기자)
주민 반발은 다시 거세지는 분위기다.
사드 배치지역으로 성주골프장이 결정되자 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지역 주민들은 물론 성지와 구도지 등이 골프장과 맞닿아 있는 원불교 측도 기자회견을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향후 환경영향평가에서 또 다시 주민의견이 무시된 채 '밀실'에서 평가가 진행될 경우 제2의 제주 강정마을 사태가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는 말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의사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가 지금껏 보여온 정책적 판단과 문제해결 능력을 감안할때 사드 배치를 위한 향후 과정도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