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맹자(孟子), 대학(大學), 중용(中庸) 사서를 한 권으로 정리해 좀더 가까이에서 사서를 읽고 새길 수 있도록 한 '정선 사서'가 출간되었다. 오랫동안 경학(經學)을 연구하며 동양고전에 대한 번역서와 해설서를 출간해온 최석기 교수는 현대인의 삶의 여러 국면에서 되새길 만한 명구를 정선해 우리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마음을 읽고자 하는 자, 논어를 보라 오랫동안 논어는 인간의 근본을 확립하는 책으로 평가받아왔다. 현대의 독자들 역시 논어의 품은 뜻에 공감하며 꾸준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는 논어가 사람 사는 도리로써 인(仁)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주희는 인을 ‘마음의 덕이고, 사랑의 이치’라는 아주 쉬운 말로 풀이하며,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논어는 정독하고 숙독하면서 그 이치를 터득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옛사람들은 10대에 이 책을 다 외운 뒤, 평생 동안 현실생활 속에서 반추하며 그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큰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큰돈을 벌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복잡하고 어려운 직장생활에서의 인간관계를 풀 실마리를 얻을 수 있는 책으로 논어를 다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맹자, 무한경쟁사회에서의 처세를 말하다 약육강식이 일상화된 전국시대에 태어난 책인 맹자는 그 태생부터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을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죽고 죽이는 시대에 맹자는 그 유명한 왕도정치와 성선설을 내세웠다. 맹자는 공자가 중요시한 인과 함께 의(義)를 강조했다. 즉 도덕적 양심과 사회적 정의를 같이 거론한 것이 맹자 사상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를 것을 권했으며, 후대 사람들은 맹자의 사상을 일컬어 마음을 보존하고 본성을 길러 달아나는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평했다. 이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린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공부의 왕도를 제시하는 대학
어떤 식으로든 공부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대학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무엇보다 대학은 ‘공부의 규모와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모든 공부의 처음과 끝에는 경외심이 자리하고 있다. 즉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놀라워하고, 그 깊은 뜻에 감탄하고, 자신을 경계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새로운 것을 아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알게 된 것들을 내 몸을 통해 경험하고 이를 통해 진리와 하나되기를 추구하는 옛사람들의 지혜를 익힌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공부의 문이 열릴 것이다.
중용, 마음가짐의 큰 원칙을 제시한다 중용은 예로부터 가장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동시에 옛사람들이 그 뜻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여러 번 읽은 책이기도 하다. 왜 그토록 중용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까? 그것은 중용이 ‘마음가짐’을 다루며,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희는 “중(中)은 마음이 발하기 전에는 치우치지도 않고 어디 의지하지도 않는 공평무사한 마음가짐이며, 마음이이 발하고 난 뒤에는 중도를 지나치지도 않고 중도에 미치지 못하지도 않는 절제된 마음이다. 용(庸)은 평상시 늘 그런 중의 마음을 유지해나가는 것이다”라는 말로 풀이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굳게 붙들고 끝까지 놓지 않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이 읽기 어려운 것은 그 뜻보다는 그 뜻이 가리키고 있는 바가 어렵기 때문이었던 셈이다.
사람의 마음, 그 마음이 일으키는 행동과 결과, 올바른 마음을 지키는 방법 등을 골고루 알려주는 사서는 잃어버린 ‘휴머니즘’을 되찾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