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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에어팟은 왜 '이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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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간) 아이폰7과 함께 공개한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은 별매 악세서리로 159달러(한국 21만9000원)에 판매된다. 기존 이어팟(EarPods)은 제품 박스에 포함되어 있지만 애플 최초의 무선 이어폰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에어팟의 디자인과 가격을 두고 국내 소비자들은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격은 '애플스럽다'고 쳐도 디자인은 기존에 찾아보기 힘든 모양이어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기존 에어팟에서 선만 잘라낸 모양새라는 지적과 함께 애플이 '디자인을 날로 했다', '콩나물이냐', '국자처럼 생겼다'는 혹평에 이어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에어팟 발수 에디션'이라는 제목과 함께 샤워기를 귀에 대고 있는 모습으로 에어팟 디자인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또 별다른 고정장치가 없어 귀에서 빠지면 고가의 에어팟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더군다나 보통은 튀지 않도록 검정색에 귀 안에 쏙 들어가는 원형 디자인이 일반적인 다른 무선 이어폰과는 사뭇 다르다.

애플은 왜 기존의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디자인 공식을 뒤집은 것일까?

◇ 애플 "선 없는 미래 향한 첫걸음"…어떤 평가를 받나

애플이 출시하는 아이폰의 크기가 커지고 일부 제품들의 특성들이 다소 변화를 겪으면서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사라졌다며 현 팀 쿡 CEO에 대한 지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조너선 아이브 수석 부사장은 에어팟에 대해 "이번 시도는 선 없는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왜 '이 모양'(design)으로 에어팟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애플의 철학대로 기능을 최적화시키는데 초점을 두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에어팟의 디자인에 대해 확신할 수 없지만, 에어팟의 긴 꼬리가 대화, 조깅 등의 격렬한 움직임이나 활동에도 빠지지 않도록 실제 귀에 더 잘 맞게 고정 해준다"면서 "음악 트랙을 플레이 하거나 정지할때 에어팟이 사용자가 귀 밖으로 나와 있어 이 동작이 원활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스포츠용 무선 이어폰으로 유명한 제이버드(JayBird)와 비츠(Beats)의 스포츠 이어버드를 언급하면서 이같은 고정 형태가 더 좋은 결과를 줄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USA 투데이 나탈리 디블라시오 디지털 에디터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에어팟이 더 격렬한 운동 환경에서 땀이나 움직임에 의한 테스트가 필요하겠지만 에어팟을 착용하고 뛰고 머리를 흔드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귀에 꽂혀 있었다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CNET은 단일 사이즈인 에어팟이 사용자들의 귀의 크기나 일부 작동방법의 특성 따라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높은 품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애플의 지속 가능성과 보다 쉬워진 휴대폰과의 페어링 기능은 이 새로운 이어폰의 등장이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Changers)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CNET은 실제로 한번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면 다시 유선 이어폰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면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흰색 이어폰(이어팟)을 착용하는 것이지만 선이 없어지고 159달러라는 가격도 터무니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블루투스 무선 제품은 헤드폰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도 반기는 눈치다.

시장 분석회사인 NPD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에서나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블루투스 제품을 선호하고 있고, 실제 헤드폰 시장의 블루투스 제품 매출이 유선 제품 매출을 추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블루투스 헤드폰의 수익률은 모든 헤드폰 제품 가운데서도 가장 높다"면서 "전체 판매 대수로 보면 헤드폰 시장에서 17%에 불과한 블루투스 헤드폰이 매출액 기준 5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 애플은 기술 기업이자 디자인 기업이다

와이어드는 에어팟이 '더 뛰어난 음향과 멋진 디자인'을 원하는 기대를 낮추긴 했지만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 페어링과 달리) 즉시 연결(hassle-free set-up process)되는 성능으로 무선 이어폰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면서, 에어팟은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훨씬 가볍고 귀에 편안하게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에어팟이 더 멋진 디자인과 음향을 제공한다면 더 이상 아이폰의 이어폰 잭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즈모도는 공개된 이어팟은 1세대처럼 보인다면서 새로운 버전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에어팟의 음질이 유선 이어팟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것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다른 수많은 블루투스 이어폰은 귀마개인냥 편하지 않았다면서 혹자들은 에어팟을 최악이라 평가할 수도 있고, 사랑스러운 디자인은 아니지만 기존 이어팟처럼 편했다고 평가했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에어팟의 외형적인 디자인보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자인이 실제 사용에 어떤 편리함이나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지는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고음향을 지원하는 특별한 기능이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디자인까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어팟과 큰 차이 없는 음향에도 몇가지 무선 기술이 추가되었다고 159달러를 지불할 구매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성능 대비 가격에 대한 지적도 이를 뒤따르고 있다.

◇ 에어팟은 무엇이 다른가

에어팟은 다른 무선 이어폰에 없는 몇가지 '특수한 기능'이 탑재되면서 이러한 디자인이 고려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음성 감지 가속도계(Voice accelerometers)가 탑재돼 빔포밍 마이크(Beam-forming microphones)와 함께 외부의 소음을 걸러내고 목소리를 또렷하게 출력해 준다.

모션 센서(Motion sensors)와 적외선 센서(Infra-red sensors)가 오디오를 제어하고 마이크를 작동시켜 에어팟 한쪽만 사용할 수도 있고 양쪽으로 고르게 분산시킬 수도 있다. 이 센서는 사용자가 귀에 착용했는지를 감지하고 태핑을 인식한다. 에어팟의 거의 모든 기능은 물리 버튼 없이 간단한 탭으로 구동할 수 있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W1 칩은 에어팟의 핵심 두뇌라고 할 수 있다. 에어팟에 내장된 다양한 센서들을 제어하고 일반 블루투스보다 빠르고 더 쉽게 연결해준다. 아이폰 근처에서 에어팟 전용 케이스를 열면 아이폰에 연결하라는 알람이 뜬다. 저전력 제어 기능으로 배터리 사용시간도 향상시킨다.

각각 페어링 된 에어팟은 한쪽은 음성통화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다른 한쪽으로 음성비서인 시리(Siri)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탭 동작과 함께 시리를 이용해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자석식 전용 케이스는 보관용 외에도 하단 라이트닝 포트를 이용해 충전기로도 사용된다.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어 에어팟을 넣어두면 전원 연결 없이도 충전이 가능하다. 에어팟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시간 음악감상을 할 수 있고, 휴대용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24시간 이상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애플의 주요 플랫폼과도 연결된다.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와 애플워치와 맥북에서도 가능하다. 애플기기가 아닌 경우에도 일반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데, 전용 충전 케이스 후면의 페어링 버튼을 통해 연결할 수 있다.

수영하면서 사용할 일은 거의 없지만 물에 잠기는 방수성능은 없다. 땀이나 비와 같은 생활방수는 된다.

에어팟은 귀에서 잘 빠지지는 않지만 스트랩이나 와이어가 없는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과 마찬가지로 분실 가능성이 있다. 케이스나 이어폰 한쪽만 잃어버려도 새로 구입해야 한다.

◇ 스티브 잡스가 말하는 애플 '디자인 철학'

해외에서는 에어팟을 연결하는 실리콘 스트랩 제품으로 내놓을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 스트랩이 무선 기능에 영향을 주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같은 서드파티 악세서리가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회사이기도 하지만 디자인 회사이기도 하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남달랐다. 그는 여러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의 디자인 철학을 설명하곤 했다.

2003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가 이 새롭고 놀라운(?) 에어팟의 디자인에 작은 힌트를 던진다.

"사람들은 디자인을 그냥 겉치장 정도로 생각한다. 디자이너들에게 어떤 상자를 전달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느냐, 어떻게 느껴지느냐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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