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조감도. (사진=강원도 제공)
시행사, 담당 공무원들의 금전 비리로 검찰 수사에 올랐던 춘천 레고랜드 사업이 이번에는 사업부지 특혜 매각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제보자들에 따르면 강원도와 레고랜드 시행사인 엘엘개발은 한 건설컨설팅업체에게 전체 레고랜드 사업부지를 사실상 수의매각인 '협상에 의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5월 테마파크 시공사로 선정된 대림·SK건설·온터이앤씨 컨소시엄으로부터 추천됐고 사업부지를 매입해 자금을 마련, 테마파크 공사비 1천 5백억원을 조달하면서 부지 전체 개발권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와 레고랜드 시행사 실무자 사이에서는 특혜 매각 의혹 부담은 물론 개발주도권 부여에 따른 강원도 등의 무력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당 업체가 대림 컨소시엄이 구성될 시점에 신설법인으로 등록된데다 레고랜드 검찰수사 선상에 올랐던 인물이 관련돼 있다며 투명한 사업 추진을 의심하는 시선도 더해지고 있다는 평이다.
한 제보자는 "투자 의사가 강한 업체와 손을 잡는 일도 중요하지만 만일 투자사가 사업부지 전체의 소유권을 얻은 뒤 공사비 확보를 명분으로 투기나 난개발을 하게되면 강원도는 소탐대실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 역시 "사실 멀린이나 강원도 집행부는 빨리 레고랜드가 들어서는데만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며 "사업부지 중도가 강원도민들의 땅인 도유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떻게 활용되고 누구에게 이익이 더 많이 가야하는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매각 방식을 공개매각으로 진행해 강원도가 더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진행하거나 강원도가 직접 공사비를 조달해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원도와 엘엘개발 안에서도 다각적인 사업 진행 방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도 집행부는 사업추진 속도가 지연될 수 있고 공개매각 결과도 낙관하긴 어렵다며 협상매각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춘천 레고랜드 배치도. (사진=강원도 제공)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나 엘엘개발이 공사비를 자체 조달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계획대로 테마파크를 8월에 착공해 2018년 상반기에 개장하려면 의지를 갖고 있는 투자사가 아쉬운 상황"이라며 "감정평가업체 3곳의 평균가로 매각하고 협상과정에서 안전장치를 다각화해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와 엘엘개발은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투자사에서 제안된 협상 매각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강원 춘천시 중도 129만여㎡에 총사업비 5천 11억원을 들여 건설되는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비롯해 호텔, 워터파크, 아웃렛, 콘도미니엄, 스파빌리지 상가, 역사박물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강원도는 연간 2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과 약 9천 8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연간 44억원의 지방세수 증대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