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당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무처 월례조회를 주재했다.
그 자신 사무처 출신으로 여당 당대표 자리까지 오른 이정현 대표나 사무처 선배인 새 당대표를 맞는 직원들이나 모두 감회가 남다른 모습이었다.
만면에 웃음을 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조회에 참석한 100명 가량 직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환한조회 장소인 당사 2층 대강당에 입장했다.
이 대표는 입장하자마자 연단을 중심으로 좌우 그리고 앞뒤로 배열된 통상적인 좌석 배치부터 바꿨다.
후배 사무처 직원들과 보다 깊은 친밀감을 나누려는 듯 좌석을 자신이 앚은 자리를 중심으로 모든 직원이 빙 둘러앉는 식으로 변경했다.
모든 의식이나 절차를 생략하자는 것이다.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앞으로 일을 할 때는 각자 직책을 부르겠지만, 오늘은 여러분들을 '아우님'으로 부르겠다"고 말했고 직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려는 꿈을 품고 정당 생활을 시작한 자신의 경험을 들며 "여러분의 심정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 '심정'의 주된 내용 가운데 하나는 '10년~20년 사무처 당직자로 일을 해도 변호사나 장관 출신, 교수 등 낙하산에 밀려 공천이나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하는 우려다.
이날 조회에서 이 대표가 그런 우려를 품은 사무처 후배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여러분도 열심히 하면 나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학벌 등에서 비주류인데다가 호남 출신으로, 보수 여당의 말단 당직자로 시작해 국회의원이 되고 당대표까지 오른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고위 당직자들이 언론에 민감한 모습을 보고 언론을 전문 분야로 선택해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면서 윗사람들 눈에 들며 성취를 이뤄 가는 얘기다.
"과거 사무처 모임에서 사회자가 저를 '가장 먼저 불이 켜지고 맨 나중에 불이 꺼지는 방의 주인공'으로 소개했다"며 이 대표는 후배들에게 열정과 헌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누가 봐도 인정할 만한 능력을 보이면 과감하게 발탁하겠다"며 "사무처 출신인 제가 대표로 있는 동안 마음껏 능력과 열정, 끼를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몇몇 사무처 직원은 눈을 반짝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 대표 말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폭염 속에 냉방이 전혀 되지 않은 강당은 푹푹 쪘다.
반갑게 이 대표의 입장을 맞았던 직원들 대부분은 이 대표 발언이 30분 가까이 이어지자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여기저기서 부채질을 하는 손들이 눈에 띄었다.
말을 마친 이 대표가 직원들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해 보라"고 권했지만, 입을 여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이 대표는 조회가 끝난 뒤 출구에 서서 퇴장하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조회는 전날 '전원 참석'이라는 표현과 함께 직원들에게 고지가 되면서 휴가자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의례적이고 통상적인 전원 참석 표현에 오해 소지가 있어 '휴가자는 절대 참석하지 말라'고 다시 고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