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두심씨와 서 회장이 제주예총에 작성한 각서. (사진=자료사진)
제주예술인총연합회(제주예총) 서정용 전 회장이 배우 고두심 씨가 모은 성금 1억원을 유용한 것과 관련해 제주예총이 이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하지만 제주예총이 이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아 지역내 예술인들이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2006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기 전 업무상 횡령죄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는 2012년에 이미 끝났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 전 회장은 지난 2006년 배우 고두심 씨가 도일주 등을 통해 모은 성금 1억원을 사업에 유용했다가 자체 감사에 적발, 지불각서를 쓴 뒤 현재까지 돈을 갚지 않고 있다.
서 회장이 제주예총에 작성한 각서에는 지난 2005년 12월 말 제주예총 발전기금 1억원을 차용했다고 작성돼 있다.
서 전 회장은 이처럼 지불각서를 쓰기는 했지만 제때 이를 이행하지 않아 10년 동안 총 1140만원만 변제한 상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고두심 씨가 지역 예술 발전을 위해 모은 제주예총회관 건립기금이 회장 개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됐다는 점이다.
성금이 제주예총 통장이 아니라 회장 개인 명의 통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당시 제주예총 사무처장이었던 K 씨는 "대부분 예산은 사무국에서 관리했지만 고두심 씨 건립기금과 관련해서는 서 전 회장이 모두 관리했다"고 밝혔다.
(사진=제주예총 홈페이지 캡처)
이에 대해 서 전 회장은 "당시 예총 예산 통장은 제주예총회장 명의로 운영됐었다"며 "1억 원도 발전기금으로 들어온 것이지 공금형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또 "발전기금을 활용해 돈을 불려 예총회관건립기금을 만들자고 이사회 때 이야기 한 것"이라며 "당시 통장 내역 등은 모두 제주예총 통장 내역에 나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제주예총 부재호 회장은 당시 성금은 서 회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고 예총 통장에 돈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총회관 건립 기금이 어떻게 서 전 회장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편 배우 고두심 씨는 지난 10일 매니저를 통해 CBS노컷뉴스에 "데뷔 30주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제주예총에 건물이 없다고 해서 지인들끼리 합심해 말뚝이라도 보태자는 심정으로 한 일"이라며 좋은 곳에 쓰였으면 했는데 이렇게 되어서 안타깝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본 제주지역 예술인도 "그렇지 않아도 지역 예술단체들이 기부금을 모으기 힘든 상태에서 앞으로 더욱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예술발전에 노력해온 제주예총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