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거라브 제인(47) 전 대표를 포함한 외국인 임원들이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실시한 서면조사에서 무성의하고 황당한 답변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최근 제인 전 대표를 포함한 옥시 전현직 임직원 5명으로부터 서면조사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받았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제인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실험 결과 보고서를 은닉한 이유에 대해 "실험 결과를 은닉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서울대와 호서대 교수에게 별도의 자문료를 지급한 이유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의 실험과 별도로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2010년 5월부터 2년 동안 옥시 대표를 지내면서 옥시의 증거 은폐 의혹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2006∼2008년에는 옥시 마케팅부장으로 유해제품 판매와 허위광고에 관여한 의혹에 연루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검찰은 당시 제인 전 대표가 이러한 상황을 보고 받고도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검찰의 소환 요청에 "업무가 바빠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줄곧 불응했다.
다른 임원들의 서면조사 내용도 무성의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지난 2003~2005년 옥시 마케팅담당 이사를 담당했던 임원의 경우, '인체에도 안심'이라는 라벨 문구를 '아이에게도 안심'으로 변경 기재한 경위에 대해 가장 황당한 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어를 못했기 때문에 라벨 문구를 점검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서면 답변자들도 "관여한 바 없다"거나 "전임자가 검토한 사안이라 모른다"며 책임회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은 "미국에 의뢰한 추가실험에서 독성이 확인됐었다"고 밝혀, 옥시 본사 차원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1차 서면답변서에 대한 검토를 끝마치는 대로 조만간 2차 서면질의서를 발송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