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미 36비행단 제공)
18일 태평양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내 36비행단 회의실에서 차량으로 20여분을 달리자 사드포대(아마딜로 사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은 한국에서 사드배치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 국방부 관계자들과 한국 언론에 아마딜로 사이트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미군은 레이더 전자파로 인해 아직 장병이나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군의 보안 절차는 엄격했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카메라, 녹음기 등은 소지할 수 없었고, 필기도구 정도만 휴대를 허용했다.
미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과 같은 언론 공개는 한국 언론이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포대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곳곳에 바리게이트가 쳐졌고 완전 무장한 군인 2명이 입구 초소에서 방문객을 맞았다. 포대 주변에는 안전구역을 표시하는 철조망이 쳐 있고, 주변은 공사를 하느라 곳곳이 파여 있었다.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위협이 부각하자 2013년 4월 임시로 전개된 포대는 지난해 영구배치가 결정되면서 주둔에 필요한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포대 입구에 들어서자 2대의 발전기에서 내뿜는 소음이 요란했다. 임시기지로 들어서다 보니 전력망을 갖추지 못해 레이더를 가동하려면 발전기 2대를 가동한다 했다. 포대 관계자는 "영구 주둔지 건설 공사가 끝나면 소음저감 장치를 달아 소음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기 주변에는 장병들이 작전 대기하는 대형 천막이 여러 동 설치돼 있었고, 발전기 소음을 줄이기 위해 거대한 콘크리트벽이 발전기와 천막사이를 갈라놓았다.
미군 관계자는 레이더를 보여주겠다며 귀마개를 모두 나눠줬다. 레이더 쪽으로 다가서자 귀마개를 했는데도 발전기 소음 때문에 브리핑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았다. 미군은 기밀시설이라며 레이더에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레이더는 가장 가까운 코코팜 비치에서 2㎞ 떨어진 곳에 있다.
차량에 탑재된 사드 레이더는 오른쪽 앞쪽에 각도를 측정하는 표시가 돼 있어 원하는 각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에 탑재된 레이더는 가로 4ｍ, 세로 2ｍ로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미군 관계자는 "저 크기의 레이더가 3천㎞까지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괌=미 36비행단 제공)
사드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포대는 호크 미사일 레이더 가동용 고압선이 설치돼 있어 발전기는 비상용으로 들여 오는 데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포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발전기와 레이더 앞쪽으로 발사대 2기가 부채꼴 형태로 배치됐다. 레이더와 발사대는 500ｍ, 발사대와 발사대간의 거리는 300ｍ이다. 발전기와 발사대는 지하 케이블로 연결됐다. 모두 3개의 발사대가 있는데 이 가운데 1개는 예비라고 했다.
발전기와 500ｍ 떨어진 발사대 앞에 서자 요란하던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최대 9기의 발사대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하는 데 아직 완비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경북 성주에도 6기의 발사대가 한꺼번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모두 북한이 있는 서북쪽을 향하고 섰다. 괌에서 무수단 미사일이 배치된 북한의 무수단지역까지 3500㎞에 이른다.
괌 사드기지의 부대 마크에 '무수단 파괴자'(MUSUDAN MANGLERS)라는 문구는 이 부대의 임무와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레이더 전방 1.6㎞ 지역에는 훈련센터가 있다. 이 훈련장에는 아랍어로 쓰인 건물을 배치해 대테러 시가전 훈련도 한다. 훈련장에는 새로운 건물을 짓느라 작업하는 인력도 많았다.
기지 바로 옆 정글지대는 사슴 등 야생동물의 천국이라고 미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괌 사드기지 근처에 돼지 2마리만 산다고 한 국내 언론 보도를 의식한 설명으로 보였다.
기지 공개 현장을 방문한 로버트 헤드룬드 소장은 "사드 포대 배치는 지형에 맞춰 다소 다를 수 밖에 없다"며 "한국에 배치될 사드포대는 괌 기지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