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석정호(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프로야구 KT위즈 소속의 김상현 선수가 공연음란죄로 경찰에 불구속됐다는 소식, 지금 프로야구계가 발칵 뒤집혔죠. 김상현 선수는 자신의 차 안에서 길을 지나는 20대 여성을 보면서 하의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적발이 된 겁니다.
그러고 보면 최근 이런 성범죄 뉴스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옵니다. 학교 전담 경찰관들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했다든지, 또 상아탑의 대학생들이 단톡방에서 성희롱을 한 사건이 있는가 하면 지하철 몰카를 찍다 붙잡힌 헌법재판소 연구관. 여성 다리만 7000회 몰카를 찍다 적발된 IT중견기업의 차장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비뚤어진 방식으로 성욕을 해소하는 범죄가 느는 이유는 뭘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짚어봅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석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석정호>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선 가장 최근 사건부터 좀 보죠. 프로야구 KT위즈의 김상현 선수. 길거리에서 노출 음란 행위를 한 거. 저는 많이 놀랐어요.
◆ 석정호> 많이들 놀라셨을 것 같고요. 술이 취했다거나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했다면 판단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자신의 차 안에서 골목에서 했다는 것은 분명히 혼란스러운 상태는 아니었을 텐데, (아마도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어떤 스트레스나 불안감,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적발되면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이 왜 이런 어처구니 행동을 했을까요, 거리에서?
◆ 석정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한 걸 보면 분명히 충동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고요. 정서적으로 매우 혼란스럽거나 아니면 약물 사용을 했거나.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좀 어렵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김상현 선수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학교전담 경찰관이 담당 학교 심리상담을 해 주라고 붙여놓은 여고생하고 성관계를 맺는가 하면 이른바 명문대학교 학생들이 카톡방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용어까지 써가면서 성희롱을 한다든지. 헌법재판소 연구관이 변태 몰카를 찍는다든지. 이게 다 정상적인 성욕 해소의 방법은 아니잖아요?
◆ 석정호> 그렇죠. 그런 비정상적 방법들이 노출되는 그런 상황들이 굉장히 늘어났다고 볼 수 있고요. 또 사이버 세계 안에서 여러 가지의 음란물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훨씬 더 쉽게 노출이 되다 보니까 성적 충동이나 욕구들이 많이 올라간 상태에서, 실제 사회생활을 하는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 된 행동들을 충동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각종 미디어에 이런 선정적인 수위도 올라갔고, 또 이런 것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까 혹시 성적인 욕구가 예전보다 더 높아진 것도 있어요?
◆ 석정호> 그렇죠, 굉장히 성적 각성을 많이 시키는 매체들이 많은데요. 지금은 그냥 웹사이트를 통한 그런 음란물 유통 같은 것들이 지금 굉장히 많기 때문에요.
◇ 김현정> 진짜 클릭 몇 번이면 그냥 그냥 손안에 얻을 수 있는 거잖아요. 손 안에서 나 혼자만 볼 수도 있는 거고요.
◆ 석정호> 그리고 SNS로 동영상을 돌려서 본다든가 이런 일들이 쉽게 되기 때문에 쉽게 노출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또 이것을 봤더라도, 예전보다 훨씬 쉽게 어떤 자극을 받았더라도 자제할 수 있는 능력이 교육되어 있으면 좋은데, 막상 조절능력은 과도하게 넘치는 성적인 문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 석정호> 그렇죠. 그런 윤리교육이나 인성교육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되지 않고 또 어른들이 그런 모범들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할 때) 보고 배울 게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최근에 보도된 성범죄 중에 10대 남학생들이 22명이 여학생을 집단 성폭한 한 사건도 있었고요. 또 대학생들이 카톡방에서 성희롱적인 언사를 한 이런 사건들. 이들의 특징은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인지 몰랐다는 거예요. 이게 범죄입니까,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가해자들이. 이것도 같은 맥락일까요?
◆ 석정호> 그렇죠, 성적인 문제로 보니까 그런 것이지 예전에 10억을 벌 수 있다면 교도소라도 들어가겠다라는 얘기들을 쉽게 한 그런…
◇ 김현정> 설문조사가 있었죠?
◆ 석정호> 네. 청소년 설문조사 결과도 있지 않았습니까? 결국 (우리 사회가) 기본적인, 평균적인 윤리에 대한 인식이나 의식이 굉장히 약해진 경향을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서요. 돈을 중시하면서 그런 출세, 이런 것들이 굉장히 강조가 되면서 실제적으로 인간의 기본 도리에 관한 부분들은 굉장히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고보면 얼마 전에 교육부 간부가 민중은 개, 돼지다. 이런 발언을 해서 국민들 전체를 격양시켰는데 좀 다른 얘기기는 합니다만 이런 것은 어떻게 보세요?
◆ 석정호> 그러니까 그런 측면이 바로 이 성문제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파괴하는 그런 교육 방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게 정말 백년지대계이고 중요한 부분인데 사실, ‘인간은 계층이 되어 있다. 1%와 99%가 나뉘어진다. 그리고 나머지 99%는 개, 돼지처럼 살 수 있게 먹고 살기만 잘하게 해 주면 된다.’
이런 식의 의식을 가진 사람이 고위간부가 돼 있다는 것은 이 사회에 윤리 의식이 얼마나 문제 있는가를 알 수 있고요. 인성이 잘 발달한 아이들이 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게 역할분담을 하는 그런 교육문화와 고등교육의 문화가 생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런 대안들이 빨리 마련되지 않으면 이런 왜곡된 성의식, 왜곡된 성문화, 성범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겠네요?
◆ 석정호>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런 비정상적인 변태 성욕, 비정상적인 성욕이나 충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도 가능한데요. 본인이 초반에 조금 내 성욕이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것 같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한다고 할 때는 상담을 받으러 와야 합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지금 김상현 선수 같은 경우라든지 상습적으로 몰카를 찍었던 헌법연구소의 연구관 같은 경우, 이런 경우는 이게 치료가 필요했던 거예요?
◆ 석정호> 그렇죠. 몰카 촬영을 했던 사람은 분명히 충동조절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요. 성적 충동에 대한 행위 중독이라는 개념으로 그것을 도박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처럼 치료를 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요. 김상현 선수의 경우는 반복적이었다면 반드시 정신과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석정호>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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