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비사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주식대박 의혹의 당사자인 진경준 검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진 검사장은 14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죄송하다. 저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주 NXC회장과 가족을 지키려고 자수서를 낸 게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이미 자수서를 제출했고 오늘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고위공직자인데 여러 번 거짓말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거듭 죄송하다"고 답했다.
진 검사장은 지난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넥슨 주식 거래를 통해 재산이 12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주식 특혜 의혹을 받았다.
당초 진 검사장은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매입했었다고 했으나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에서 처가 돈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넥슨 주주였던 이모씨로부터 넥슨 주식 1만주를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전날 소환된 김정주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해당 자금을 진 검사장에게 그냥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검사장은 이듬해인 2006년 11월 기존의 주식을 넥슨 측에 10억여원에 팔았고 넥슨재팬 주식 8억 5천만원 상당을 사들였다.
넥슨재팬은 2011년 일본증시에 상장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진 검사장은 이같은 경위로 사들인 주식을 검사장으로 승진한 지난해 모두 처분해 120억여원의 차익을 거두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김 회장으로부터 주식자금을 무상으로 받은 경위와 둘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김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준 4억 2500만원을 뇌물로 볼 지 자금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진 검사장은 "돈을 받은 뒤 갚으려 했고 일부는 갚았다"며 특임검사팀에 자신의 계좌기록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임검사팀은 해당 자료와 진 검사장이 전날 제출한 '자수서' 형식의 문건, 기존 수사내역을 토대로 진 검사장을 상세히 조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넥슨의 리스 차량인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제공받은 경위, 수사 무마 대가로 처남 회사에 대기업이 일감몰아주기를 해줬다는 의혹 등도 캐묻고 있다.
진 검사장은 지난 2009년 8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한진그룹 내사를 종결해주는 대가로 처남 명의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이날 밤늦게까지 진 검사장을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및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