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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총선책임론'에 무릎 꿇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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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분열, 전당대회 룰(rule) 등도 불리하게 작용한 듯

새누리당 친박계를 대표하는 최경환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8.9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최경환(4선‧경북 경산) 의원은 6일 8‧9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백의종군 선언'으로 자신의 출마가 당내 갈등을 불러 일으켜 정권 재창출에 방해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불출마를 계기로 더 이상 당내에서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나 계파 갈등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4‧13총선 참패 원인과는 거리를 뒀다. 그는 "나는 지난 총선, 공천에 관여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제 불출마를 배경에는 '공천 파동'과 관련된 역풍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의원이 당권에 도전했을 때 불게 될 총선책임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비박계 김용태(3선‧서울 양천을) 의원은 "총선 패배의 책임을 느낀다면 고두백배(叩頭百拜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최 의원을 겨냥했다.

같은 계파인 범 친박 성향의 이주영(5선, 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마저 지난 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총선 패배 책임자들은 자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파를 막론하고 그의 출마에 대한 반대 여론 거세지는 시점이었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경선 중인 특정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해 '진박(眞 朴) 감별' 논란을 빚었다.

당 대표 선출 방식(룰‧rule)과 구도 측면에서 상황이 친박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점도 '불출마' 결정의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최 의원은 지난 5월 김무성 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등과 3자 회동을 통해 단일지도체제를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수정해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문제는 선출 방식이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선출하는 현행 1인2표제를 개정해 당 대표, 최고위원을 분리해서 선출하고 1인1표제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런 룰에서라면 당 대표 선거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1대1' 구도가 되기 때문에 단일 후보로 경선에 맞서야 유리하다. 그런데 이주영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고 선언을 해버렸고, 이정현‧홍문종 등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교통정리'에 순순히 응하지 않았다.

최 의원이 룰 변경에 합의했던 시점과는 상황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최 의원의 영(令)이 서지 않자 당 안팎에서는 "친박계가 분화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수세에 몰린 친박계는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자"며 룰 변경의 백지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때가 늦은 시점이었다.

최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커지자 친박계는 '맏형' 서청원(8선‧경기 화성갑) 의원을 차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뒤늦게 제기했다. 하지만 서 의원이 완강히 거부해 대체 카드도 없는 상태다.

결국 '룰 변경', '대리 출마' 등 퇴로가 모두 막히면서 최 의원이 이날 의원총회 직전 '불출마' 선언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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