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KBS 노조 차원 공정보도 요구 투쟁
- 녹취록 파문, KBS 메인뉴스에서 보도 안해
- 김시곤 비망록 ‘청와대, 여당 정치인 외압 리스트’
- 이정현 ‘윤창중 사건 첫 번째로 다루지 마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7월 1일 (금) 오후 6시 4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성재호 본부장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정관용> 어제 방송에서도 소개해드렸고 방금 뜬 뉴스 시간에서도 정리 해드렸죠.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불과 며칠 뒤인 4월 21일 또 4월 30일. 이렇게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지금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KBS 보도국장 간의 통화내역을 담은 녹취록 파장입니다. 먼저 KBS 노조 입장은 어떤지 그리고 또 야당 입장은 어떠한지 차근차근 듣죠. 전국 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성재호 본부장을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성재호>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우선 이 녹취록이 2년 전 것인데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이 계속 갖고 있었던 건가요?
◆ 성재호> 네,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2년 전에도 KBS에 세월호로 인한 사태가 있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성재호> 그 사장이 해임되는. 그 당시 진상조사를 하면서 이러한 이정현 홍보수석의 압력성 전화가 있었다는 그런 대략적인 세월호 해경 관련에 대한 압력이었다는 사실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어요. 다만 이게 구체적으로 녹음이 돼 있는지에 대한 것들은 나중에 알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 당시에도 이미 청와대의 외압은 있었다는 것은 파악을 했는데. 녹음파일이 이제 나온 건 어떤 배경입니까?
◆ 성재호>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 김시곤 전 국장의 결심이겠죠. 그래서 사실은 당시 후배들, 그러니까 2014년에도 아마 그런 요청이 좀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여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지금 최근에 다시 언론노조에서 이정현 전 수석과 길환영 사장에 대한 고발이 있었고. 그다음에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사실상 유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제 사실상 업무를 종료해야 되는 이런 상황이 맺어지면서 아마 결심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여쭤보지는 못해서. 그래서 아마 언론계 선배들을 통해서 공개하지 않았나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성재호 본부장도 원래 보도국 소속 기자이시잖아요.
◆ 성재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공개까지 오는 자세한 내막은 아직 취재가 안 됐군요.
◆ 성재호> 네. 언론계 선배들을 통해서 공개돼서 저희 언론노조가 함께 한 건 맞는데 구체적으로 저희가 같이 협의를 해서 공개에 이른다든지 설득한 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알지는 못하죠.
◇ 정관용> 2년 전 그 당시로 돌아가서 그때 보도국 내의 분위기도 계속 그렇게 좀 뒤숭숭하고 청와대 압력 이런 게 느껴지고 그랬습니까, 어땠습니까?
◆ 성재호> 아시겠지만 당시 KBS가 사장이 해임되는 사태까지 겪었지 않습니까? 사실은 저는 당시 4월 16일 참사가 일어날 당시에는 제가 해외에서 취재 중이었기 때문에 그 당시 분위기는 제가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돌아가고 난 이후에 이른바 5월에 접어들면서 유가족들이 KBS에 항의방문 오고 우리의 보도에 대해서 외부로부터 많은 항의들이 있어요. 시민단체의 항의도 있었고 유가족들의 항의도 있었고. 이러면서 계속 문제가 제기됐고요. 그리고 실제 우리 후배, 평기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문제제기가 있었고 노조 차원의 집회도 열었고요. 공정보도를 촉구하는. 그런 속에서 사실은 제작 거부, 파업 이렇게까지 이르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일반 시민들로부터 비판 받는 보도의 배경에 이처럼 청와대의 직접 적 전화, 압력 이런 게 있었다고 하는 걸 그 당시 기자들도 알고 있었습니까?
◆ 성재호> 당시에,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있었다라는 것들은 나중에 김시곤 국장이 이른바 폭로를 하면서 알게 된 거죠. 그러면서 진상조사가 실제로 열렸고요. 사장이 해임되는 과정 속에서 계속적으로 진상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진상조사 보고서가 아마 국회에도 제출된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에. 이런 최근에 계속 보도되고 있는 청와대의 압력이라든지 전화, 사실 이정현 수석뿐만 아니라 다른 정치 관련인도 언급되고 있거든요.
◇ 정관용> 누구요?
◆ 성재호> 지금 비망록에 보면 제가 지금 비망록을 볼 수가 없지만 어쨌든 지금 이정현 수석 이외에 다른 국회의원이라든지. 여당 국회의원이겠죠. 이런 전화가 사장을 통해서 왔다든지. 아니면 정치부 기자들이 그런 것에 대해서 항의했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어요.
◇ 정관용> 지금 말씀하신 ‘비망록’이라는 건 뭡니까?
◆ 성재호> 그것은 이제 김시곤 전 국장이 본인의 징계무효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당시 압력을 받은 것들을 본인이 정리했다는 비망록이 공개됐거든요, 얼마 전에. 이번 사건에 앞서서. 그걸 보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비망록에 그러니까 이정현 당시 수석 외에 다른 여당 정치인들의 실명들이 다 나온다?
◆ 성재호> 나오는데 이게 직접적으로 이른바 보도국장한테 연락이 됐다는 건 없고 사장한테 그렇게 지시를 받은 것 같다. 이런 것들의 추정이 되는 것들은 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여당 의원들이 사장한테 직접 그런 전화를 했다?
◆ 성재호> ‘한 것 같다’라는 거죠. 본인이 받지는 않았으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확신은 할 수 없겠지만.
◇ 정관용> 아마 사장이 보도국장한테 ‘누구누구 의원도 이런 전화 했어’ 이렇게 얘기했겠죠.
◆ 성재호> 글쎄 그것까지 자세하게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정보는 갖고 있지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여당 국회의원 그다음에 청와대 이런 민원 또는 심지어는 보도 개입 이런 것들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게 비망록에 다 담겨져 있습니다.
◇ 정관용> 일상적이었다, 그 당시에.
◆ 성재호> 가령 윤창중 사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에도 사장이 윤창중 사건을 첫번째로 다루지 마라. 그리고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이 아니라 당시에는 정무수석이었죠. 정무수석이 전화를 했었다는 거예요. 녹음은 하지 못했지만.
◇ 정관용> 보도국장한테.
◆ 성재호> 네. ‘대통령 방미 성과 잘 다뤄달라’. 이런 것들이 일상적으로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그 사건내용이 뒤로 쳐지고. 뉴스 순서에서. 이렇다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녹취록은 지금 2개만 공개가 됐지만 그거 외에도 다른 사안으로까지도 굉장히 전화들이 수시로 왔다, 일상적으로. 이런 얘기군요.
◆ 성재호> 네, 기자들이 사실은 어느 정도 감은 있지만 그런 증거를 알 수는 없지 않습니까? 고위 간부와 청와대나 이런 오가는 얘기들까지는. 그런데 이런 폭로가 있은 이후에 어느 정도 알게 됐고 사실 이번에 녹취록이 등장하면서 더욱더, 이른바 직접 들어보니까 그런 현실을 다시 느낄 수 있었던 거죠.
◇ 정관용> 그리고 김시곤 보도국장은 2014년 5월 초에 사임하지 않았습니까?
◆ 성재호> 네, 그렇죠. 사임이라기보다는 해임했다는 게 더 정확하겠죠.
◇ 정관용> 그렇죠. 그 해임될 때 물론 세월호 사건을 교통사고에 비유한 후배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의 그 발언이 밖으로 알려져서 유가족들이 항의시위도 하고 이게 일파만파 파장이 커졌던 것은 우리가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 성재호> 그렇습니다. 5월 8일 어버이날 항의를 오시기로 했었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까 지금 또 김시곤 보도국장은 당시 자기가 교통사고 발언을 안 했다고 또 얘기하고 있지 않나요?
◆ 성재호> 안 했다라기보다는 ‘발언의 취지나 이런 것들이 잘못 알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고는 들었어요. 다만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그 발언을 들었던 사람이 있고 발언을 한 사람의 바라보는 입장차나 시각차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이 오해냐 아니냐를 떠나서 교통사고에 대한 얘기들이 어쨌든 발단이 돼서 유가족들이 항의시위, 항의농성을 왔었죠. 이런 것들을 토대로 해서 KBS의 치부, 그다음에 청와대의 압력 이런 것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던 것은 분명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게 발단이 돼서 해임까지 갔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혹시 청와대가 자꾸 요청을 하는데 제대로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청와대가 혹시 보직을 사퇴시킨 것이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성재호> 어제도 그런 얘기가 좀 있었어요. 이른바 청와대가 뻣뻣하게 군 보도국장, 사퇴 요구가 있으니까 얼씨구나 해서 받아들였다. 그래서 사퇴 요구를 사장한테 한 게 아니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얘기가 좀 있었는데. 저는 그것에 대해서는 사실 맞다. 이런 말씀은 드리지 못합니다. 그럼 김시곤 전 국장이 당시에 잘했다는 얘기인데 그건 동의해서는 안 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요. 지금은 청와대나 여당 의원들이 전화 안 합니까?
◆ 성재호> 그걸 저희가 단정적으로 그렇다라는 사실 물증이나 증거를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만 직접적인 보도통제가 있다, 없다를 떠나서 상황은 더욱더 악화됐다고 생각합니다. 2년 전 보도 개입 문제보다는 지금의 KBS 뉴스나 방송의 상황. 그다음에 실제 나가는, 국민들한테 방송되고 있는 그 공정성의 문제는 더욱더 악화됐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왜 악화됐습니까?
◆ 성재호> 가령 어제 녹취록 파문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KBS, 당사자인 KBS 사장까지 해임되지 않았습니까, 그 당시에. KBS만 메인뉴스에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아예 보도를 안 했어요?
◆ 성재호> 네. 해당 부장한테 ‘왜 이거 기사 안 보냅니까?’ 하니까 뉴스 가치가 없다고 합니다. 기업 홍보랑 뭐가 다르냐고 강변을 해요. 그런데 KBS사장이 인사권을 쥔 청와대입니다. 그리고 그 수석이 이 같은 전화가 정상적인 활동 이런 주장을 해요. 이게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담당 부장이 그러는데 뭔가 낯익지 않아요? 이게 예를 들어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늘 국회에서 보고하면서 한 말. 그다음에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죠. 민경욱 의원이 국회에서 통상적인 업무라고 얘기한 것. KBS 간부의 인식과 매우 유사하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러네요.
◆ 성재호> 이처럼 청와대의 직접적인 보도 통제가 지금도 있다. 이렇게 말할 증거는 없습니다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의 방송책임자, 뉴스책임자들의 시각과 태도라든지 뉴스의 편성 편집이 청와대, 정부, 여당에 편향적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매우 노골적으로 점점 변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그런 사례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 정관용>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화해서 이런 얘기 으름장 놓는 게 정상적이다라고 지금 사회부장이 판단하더라.
◆ 성재호> 담당 부장이니까. 저희도 취재 오는 기자를 만났거든요. 기자회견장에서. 그런데 보도는 안 나갑니다. 뉴스가, 기사가 안 나갑니다.
◇ 정관용> 잘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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