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청와대 홍보수석 당시 KBS보도국장에게 세월호 관련 보도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1984년 대학을 졸업하며 곧바로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민자당과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치며 당직자 경력을 쌓아갔지만 유력 정치인으로 부상한 때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무렵이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는데, 그의 무모한 출마를 안쓰럽게 봤던 박근혜 당 대표가 전화를 걸어와 "못 가봐 미안하다, 선거 끝나고 밥이라도 같이 하자"고 말했다.
선거에서 단 720표를 받고 5위로 낙선한 뒤 두 사람은 실제 만났다.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 호남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열변을 토했고, 그 열정에 반한 박 대통령은 사흘 후 그를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박근혜 후보 공보특보를 맡았는데, 경선에서 승리한 이명박 후보 캠프의 선대위 자리 제안을 단박에 거절한 일화는 아직 회자된다.
충심을 전해들은 박 대통령은 '잊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고 이듬해 18대 총선에 친박계 인사의 잇따른 낙마 속에서도 이정현 의원에게 처음으로 비례대표 의원 배지를 달아주었다.
원내에 진입해서는 권토중래를 노리던 정치인 박근혜의 복심이자 입으로 역할했으며 현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냈다.
홍보수석을 하던 2014년 4월 당시 김시곤 KBS보도국장에게 전화로 했던 발언이 30일 녹음 파일로 공개되면서, 박 대통령을 향한 이 의원의 경외심(敬畏心)은 다시 조명되고 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이정현 의원은 "한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고 한번만 도와주시오. 자,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줘. 진짜로"라고 사정을 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를 대체해달라는 것인데, 그가 박 대통령을 어떻게 인식하는지가 그대로 묻어난다.
그런 이정현 의원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강조한 것이 '서번트(하인)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는 이 의원은 "한마디로 국민이 주인이고, 국민이 권력자고, 국민이 무섭고, 국민이 두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들어 모시는 것이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그가 진짜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분명해진 듯하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