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조정해, 한국 경제는 2년 연속 2%대의 저조한 성장에 머무를 전망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10조원을 포함한 20조원의 재정을 풀어 경기침체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는 당초 3.1%로 설정했던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0.3%p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친데 이어, 올해도 2%대의 저조한 성장률을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지난 1분기에 수출부진과 소비절벽으로 인한 내수침체가 겹치면서 성장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고 세계 경제도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경제여건도 당초 전망보다 더 미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4.4%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던 설비투자가 수출부진과 제조업 가동률 하락에 따라 0.3% 증가에 그치며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인한 일시적 소비절벽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단기적으로 고용과 투자, 생산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또 지난 24일에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정부가 2016년 하반기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밝힌 경제성장률 전망치 (자료=기획재정부)
이에따라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해 기금 자체변경과 공기업 투자, 정책자금 등을 포함한 20조원 규모의 재정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대거 정부 자금을 풀어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여건 악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 '초과세수' 활용 추경…더 걷힐 세금 당겨쓰는 고육책 동원
이번 추경예산은 지난해 세금을 걷어 쓰고 남은 1조2천억원의 세계잉여금과 올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국채 발행으로 대부분의 추경 자금을 마련한 것과 구별된다.
정부 부채가 그동안 마지노선으로 잡았던 국내총생산(GDP)의 40%를 결국 넘어서면서, 재정건전성도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함부로 국채 발행을 남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정부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미리 당겨쓰겠다는 고육책을 내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초과세수가 정확히 얼마가 될지는 이달까지 세수진도율을 봐서 정확히 산정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1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에 추경 포함 20조원 규모의 재정을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해, 성장률을 0.2%p~0.3%p 가량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구조조정 진행과정에서발생하는 실업과 지역경제 위축에 대응하는데 추경 예산을 집중 편성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노후 경유차 폐차 후 신차 구입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친환경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구조조정에 대비한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지역경제 지원대책 등을 내놨다.
아울러 11개 유망 신산업과 신기술을 지정해 집중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발하고, 지난 19대 국회에서 좌절된 노동4법의 재입법을 추진하는 등 구조개혁의 동력을 재점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