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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가 들려주는 '함께 살아가는 동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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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살아있는 것들의 눈빛은 아름답다'

 

신간 '살아있는 것들의 눈빛은 아름답다'는 인간의 탐욕에 가려진 동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전한다. 유기동물 문제, 일명 강아지공장 및 경매장·보신탕 등 법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동물학대의 현실, 그리고 이윤의 도구로 전락한 축산동물에 이르기까지.

수의사인 저자는 20여 년 동안 진료, 봉사활동, 동물구조활동을 병행해오면서 몸소 체험한 동물학대의 크고작은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한다. 딸의 눈에 비친 수많은 의문과 당돌한 반박에도 논리적이며 진정성을 담아 답하고 있다.

왜 저자는 유기동물을 발견하고도 동물구조협회에 보내기를 꺼려했을까, 왜 동물보호운동가들은 소고기·돼지고기는 반대하지 않으면서 유독 개고기는 반대할까, 어렵게 사는 사람도 많은데 왜 우리가 동물까지 보호해야 할까. 이 책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염두에 두지 않았던 문제들을 상기시키며, 생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장을 열어준다.

저자는 반려동물을 입양하기에 앞서 ‘죽을 때까지 함께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조건 새끼 강아지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유기동물 입양도 개인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이다. 뿐만 아니라 사설 유기견보호소의 현황을 소개하고, 자원봉사와 기부 등 유기동물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다양한 방법을 전한다.

저자는 길고양이 문제와 재개발 지역에서 버려져 북한산 주변으로 모여든 개들을 통해 인간 중심의 생명관과 그 해법의 한계를 반성케 한다. 반면 드러나지 않게 자행되는 동물의 학대를 언급함으로써, 그 심각성에 대한 공감을 끌어낸다. 번식장과 경매장 그리고 보신탕용 육견의 사육·도축·유통의 과정을 통하여 말 못하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잔혹함을 보여준다. 1998년 국정감사자료에 의하면 보신탕으로 소비되는 개는 연간 8,000톤, 개소주는 9만 톤에 이른다. 이는 200만 마리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동물 보호를 말하면 늘 따라오는 레퍼토리 중 하나가 “동물이 먼저냐? 사람이 먼저지!” 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결식아동과 노숙자, 생활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 등등 하루하루를 힘들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굳이 동물 복지에 예산을 집행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동물 복지에 쓰인 예산으로 인하여 사람들의 불편이 야기된 것인지 먼저 살펴보라고 한다. 이는 동물 복지 예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이익에 대한 공정한 분배의 문제임을 짚어준다. 분배의 문제는 결코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것이 완결된 후에 다른 생명을 돌보는 일을 시작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사람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동물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은 동물의 문제를,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환경 문제를, 또 이외에도 저마다 자기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를 풀어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 문제를 완결한 후에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때는 없으며, 매일매일 저마다의 관심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마트에 진열된 육류들, 거리에 즐비한 고깃집과 최고의 간식 치킨, 우리와 밀접한 또 하나의 동물은 바로 축산동물이다. 저자는 자신이 어렸을 때와 비교하여 오늘날 너무도 풍족해진 육류를 언급하며, 이윤의 도구로 전락한 축산동물의 현실을 전한다.

저자는 조류독감과 구제역의 원인으로 바이러스가 언급되는 것에 대해 반박한다. 집단적인 바이러스 전염의 원인이 바로 공장식 축산에 있기 때문이다. 수십만 마리의 닭이 들어차 있는 계사, 이 닭들이 싼 똥에서 올라오는 암모니아와 날갯짓과 함께 떠다니는 먼지 속에서는 숨쉬기조차 쉽지 않다. 이렇게 좁고 비위생적인 곳에서 운동도 하지 못하고, 면역력 형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GMO(유전자변형식품) 옥수수를 주성분으로 한 사료를 먹는다. 면역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보니 어떤 바이러스에도 심각한 상태에 놓이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윤 때문에 축산동물은 열악한 환경에 놓이고, 면역력이 형편없어 정기적인 항생제 투여로 질병을 막으며, GMO 옥수수로 만든 사료를 먹고 자란다, 이는 곧 우리의 먹거리가 되므로 저자는 과연 싸게 많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축복인지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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