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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의 두 갈래 길, 소설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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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운동가 정욱식 소설, '말과 칼'

 

남북관계, 사드, 북핵, 평화협정. 한반도 상황의 평화냐, 위기냐를 결정할 핵심 변수들이다. 한반도는 늘 북핵문제로 위기가 상존해왔다. 요즘 들어서는 사드 배치 문제로 주변 강국들과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2018년 한국과 미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상황을 가정해 한반도 상황을 그려본 소설 '말과 칼'이 출간되었다. 평화운동가이자 MD전문가인 정욱식이 자신의 전문가적 식견을 바탕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해 두가지 경로를 현실감있고 흥미진진하게 묘사했다.

두 가지 경로란 한미 양국 새 정부들이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대결이냐, 대화냐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지는 상반되는 길을 의미한다.

이 책 '헬조선편'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대결 국면으로 끌고 가면 한반도의 미래가 어떻게 되는지 밝혔고. 이 책 '웰조선편'은 미국을 설득하고 중국을 설득하면서 대화 국면으로 끌고 가면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소상하게 밝혔다. 그리고 그 해법은 국민 뜻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저자 정욱식은 이 책을 진영논리의 눈으로 보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를 풀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와 실력을 갖춘 정치 리더십'이 서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쓰게 된 동기이다. 그는 "보수가 마음만 먹으면 훨씬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하다. 진보가 실력을 쌓지 않으면 정권을 잡더라도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생각 역시 마찬가지이다."고 말했다.

책 속으로

한미정상회담 이후 최서희 정부는 비핵화의 중간단계로 핵동결을 설정하고 이를 평화협정과 조율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국내에서 거센 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보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평화협정 체결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파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주한미군은 떠나고 한반도는 공산화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려고 했다. 또한 "노무현 이후 10년 만에 반미· 종부 대통령이 등장했다"는 색깔론 제기도 서슴지 않았다.
-웰조선편 80쪽

"누나는 가끔 조언만 해주는 걸로도 충분해. 누나 박사논문에서 강조한 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 지정학의 사고에 갇히면 타자와의 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그래서 군사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지경학적 마인드를 가지면 타자와의 관계를 윈윈으로 보게 되고 그래서 협력을 중시하게 될 거라고 했지."
-웰조선편 141쪽

"동감이야. 지경학적 기회가 오고 있는 걸 잘 못 보고, 지정학적 감옥에 갇히고 말았으니 통탄할 노릇이지. 김정은은 병진노선을 앞세워 북한의 덩샤오핑이 되고 싶어 했는데, 굶주린 야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야. 이렇게 되면 북한은 더 거칠어지겠지. 미국도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북핵 해결은 포기하고 그걸 계속 꽃놀이패로 삼겠다는 심산인 것 같도, 사드 배치가 결정되고 제주해군기지에 미국 핵항모가 입항하면서 한국의 샌드위치 신세는 더욱 악호되고 있어. 일본도 한반도 위기를 이유로 군사대국으로 가면서 한국에게는 유사시 자위대 파병을 허용해달라고 압박하고 있고,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처량한 신세가 되었는지……."
-헬조선편 120~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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