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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체 어른의 '양심 불량'에 지하철 유아 게이트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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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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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공사, 무임승차 우려로 2곳 제외 모두 없애

 

서울 지하철 5∼8호선 일부 역에는 아이들이 드나들 수 있는 유아 전용 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알록달록 귀여운 캐릭터가 반갑게 맞이하고, 출입문 개폐장치가 없는 대신 높이 제한이 있어 어린이가 쉽게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유아 전용 게이트가 하나둘 사라지더니 대부분 철거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26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유아 전용 게이트는 2009년 12월 김포공항·이태원·어린이대공원 등 10개 역에 만들어졌다. 유아를 동반한 여성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잠재적 미래 지하철 고객인 유아에게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한다는 취지였다.

5호선(김포공항·여의도·광화문·천호) 4곳, 6호선(이태원·삼각지) 2곳, 7호선(어린이대공원·뚝섬유원지·고속터미널) 3곳, 8호선(잠실) 1곳에 설치됐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병아리·악어·돼지 캐릭터를 그려 넣고 '유아 전용 들어가는 곳'이라는 설명도 써 붙였다.

유아 전용 게이트가 설치된 역인 김포공항·고속터미널·잠실 등은 이용객이 많은 곳이다.

6년가량 이를 운영하다 보니 공사도 예측하지 못한 엉뚱한 문제가 일어났다. 일부 무임승차 '어른들'이 함부로 드나든 것이다.

교통카드를 대야 개폐장치가 열리는 일반 게이트와 달리 아무런 차단 시설이 없어 '얌체' 어른들이 무임승차 통로로 활용한 셈이다.

유아 전용 게이트로 무임승차를 하다 적발된 승객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CCTV 영상 보관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유아 전용 게이트를 이용한 비율을 일일이 가려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역무원이 CCTV로 게이트를 감시하다 보면 유아 전용 게이트로 함부로나가는 어른들이 심심찮게 보였다"며 "현장에서 적발된 어른 승객들은 화장실을 이용하려 했다고 발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 지하철은 막대한 노인 무임운송비 등으로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가 쌓이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3월 수십 차례 돈도 내지 않고 지하철을 탄 '악성 무임승차객' 2명을 처음으로 형사 고소했고, 이들은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올해 1월 사규를 고쳐 여러 차례 무임승차하고, 적발 시 내야 하는 30배의 부과금도 내지 않는 승객은 형사 고소가 가능토록 했다.

결국,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광화문역과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어린이대공원역을 제외하고 유아 전용 게이트를 모두 철거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아이들도 정작 유아 전용 게이트를 잘 이용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며 "설치한 지 수년이 지나 낡고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철거 이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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