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은행은 ‘거시경제·물가 안정’ 위한 조직
- 산업은행&금융위, 대우조선 부실 몰랐을까?
- 한국은행 동원? 정부 책임 회피용!
- 국회 동의 절차 후 재정 투입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8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성진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대행)
◇ 정관용>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오늘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방안을 내놨습니다. 논란이 많았었는데 결국 한국은행을 동원하기로 했네요. 한국은행이 10조, 기업은행이 1조를 산업은행에 대출해 준다. 또 이와 별도로 한국은행이 수출입은행에 1조의 현물을 출자를 한다. 토탈 12조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한다, 이런 방안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참여연대는 즉각 한국은행 측에 이게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법률적 근거가 있는지 질의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이고요. 지금 경제금융센터 소장 대행을 맡고 계십니다. 김성진 변호사를 연결해 보죠. 김 변호사님, 나와 계시죠?
◆ 김성진> 네, 안녕하세요. 김성진 변호사입니다.
◇ 정관용> 한국은행이 10조를 산업은행에 대출해 주는 것 맞죠?
◆ 김성진> 네. 대출해 준다고 되어 있네요.
◇ 정관용> 그 돈은 그러면 새로 찍는 거예요?
◆ 김성진> 그렇죠. 돈을 새로 찍는 거죠. 찍어서 10조를 대출해 주는 겁니다. 그런데 대출하려면 10조를 찍으려면 적격의 담보를 받아야 되는데 담보를 받았다는 얘기가 없어요. 오늘 발표에 의하면.
◇ 정관용> 그러면 담보 없이 10조를 그냥 빌려준다?
◆ 김성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이건 담보를 안 받고 빌려주는 것은 돈을 내주는 것은 한국은행법에 없거든요. 법 위반이 아닌가, 강한 의심이 지금 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선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 그건 뭡니까?
◆ 김성진> 그건 신보에서 기은이 기업은행, 한국은행이 돈을 지원해 주고 기업은행에게 해주고 기업은행이 그 돈을 가지고 다시 펀드에 대출을 해 주는데 거기에 대해서 지급보증을 기은이 못 받을 수 있으니까 기은이 못 받을 위험에 대비해서 신보에서 지급보증해 준다. 이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 그러니까 한국은행이 10조를 찍어서 바로 펀드에 넣는 것이 아니라 기업은행을 통해서 넣는다?
◆ 김성진> 그러니까요.
◇ 정관용> 그런데 기업은행은 그 펀드가 제대로 발의를 못 해서 돈을 못 돌려받을 수 있으니까 그 돈을 만약 못 돌려받으면 신보에서 받는다?
◆ 김성진>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정부가 발표한 건 그런데요. 기본적으로 한국은행이 10조를 발행할 수 있느냐, 10조 대출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한국은행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게 한국은행을 통해서 10조를 대출해야 되는 상황인지 정말 의심스럽고 왜 굳이 이렇게 한국은행을 동원하려고 하나. 그 숨은 의도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질의서까지 보내신 건데 한국은행법에는 뭐라고 되어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 김성진> 한국은행법에는 대출할 수 있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어떻게?
◆ 김성진>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담보를 받고.
◆ 김성진> 네. 그것도 담보도 특정한 증권을 담보로 해서 1년 이내로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담보 없이 대출하는 것은 좀 의아하고 뭔가 담보로 받는다 하더라도 저희들이 공부한 바에 따르면 적격의, 한국은행법이 정하고 있는 유통증권을 담보로 해야 되는데 그런 증권을 담보한다는 얘기가 지금까지 안 나왔어요. 그래서 결국은 한국은행법을 위반해가면서까지 위반의 소지가 큰 대출을 지금 한국은행이 감행하고 있다는 것인데 한국은행이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따라도 적극적으로 자기들이 하겠다고 하는 상황은 또 아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성진> 그리고 정부에서 한국은행 대출해라, 대출해라 하니까 아마 마지못해 그런 상황인데. 저희들은 정부가 압박하는 것이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잠깐만요. 그럼 먼저 한국은행이 그렇게 엄격하게 반드시 담보를 받아라. 그리고 또 1년 이내에서만 단기대출 해라. 이렇게 법에 규정한 그 이유는 뭡니까?
◆ 김성진> 한국은행이 돈을 풀 때는 엄격하게 담보를 받고 손해가 안 나는 방향으로 돈을 풀고 그 돈을 풀 때는 어떤 특정한 존재를, 특정한 타깃으로 해서 예를 들어 지금같이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같은 특정한 어떤 대상을 상회해서 돈을 풀라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행 돈 푸는 것은. 아시겠지만 한국은행은 돈을 풀어서 국가 전체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하고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조직이거든요. 어떤 A라는 특정한 단체 또는 회사, 어떤 목표를 위해서 돈을 푸는 조직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 정관용> 그렇죠.
◆ 김성진>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골고루 중립적인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한국은행이 돈을 풀어야 되는데. 지금 아주 이례적으로 딱 타깃을 정해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해서 돈을 풀겠다는 것인데 이런 것은 상식적으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이나 이런 것은 사실은 정부가 돈을 대야 되는 것이거든요. 산업은행 지분을 당연히 정부가 지금 갖고 있고 그 돈을 추가로 필요하다면 정부가 대야죠. 그런데 정부가 안 대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이 법에 규정해도 한마디로 말하면 아주 긴급한 통화안정, 물가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에만 잠깐잠깐씩 통화를 발행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법 조항인 것이고. 그냥 돈 찍어서 특정한 목표에 특정한 기업이나 은행에 도움주려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법을 준 거죠?
◆ 김성진> 그러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런 건 한국은행이 하고 있는 역할도 아니고. 특정한 국책은행의 자본은 사실 지금까지 정부가 다 대 왔는데 그걸 한국은행 돈으로 빙 둘러서 어떻게 해서든 자본확충펀드 이런 식으로 해서 좀 해보자,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데요. 실질적으로는 정부가 할 일을 한국은행에 미루고 있고 한국은행은 마지못해 따르고 있다. 그럼 정부가 할 일을 왜 안 하느냐. ‘안 하냐’에 궁금증이 생기지 않습니까?
◇ 정관용> 왜 그렇습니까?
◆ 김성진> 정부가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려면 따져 봅시다. 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이 필요합니까? 산업은행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은 산업은행이 돈을 많이 빌려준 대우조선해양이 부실하기 때문이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성진> 대우조선해양이 왜 부실해졌느냐. 그건 지금 경영자가 잘못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고. 추가적으로 부실회계 얘기도 나오고 있고 그런데 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성진> 대주주 산업은행에다가 최대 채권자가 산업은행이고 거기에 두번째 주주가 금융위원회입니다. 그러면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대우조선의 부실경영을 몰랐을까, 알았을까. 이걸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성진> 그러니까 대우조선해양이 부실화됐는데 과연 그러면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책임이 없을까? 있을까?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이 부실하다는데 도대체 부실규모가 얼마야? 이런 것 궁금하지 않습니까? 순서대로 하자면 대우조선해양이 부실한데 얼마가 부실합니다. 그래서 돈을 얼마를 더 내면 대우조선해양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실과정에는 A도 책임이 있고 B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것을 낱낱이 밝혀야지 국민들이 아, 그래. 그럼 돈을 얼마 들어간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네. 대우조선해양이랑 국가기간산업이 살려면 이런 돈을 우리 재정에서 감당하는 게 맞아. 이런 것들에 대한 국민적인 동의와 정치권이 책임을 지고 정부가 책임을 지고 그런 지원을 해야 되는데. 그게 부담스러운 거죠. 여러 사람이 다치니까. 자기들 편이 다치니까. 그리고 오늘 신문에 난 것 보면 홍기택 산업은행장 인터뷰가 났는데 산업은행도 잘못 없다는 겁니다. 얘기 들어보면.
◇ 정관용> 그러니까 전 산업은행장이죠?
◆ 김성진> 그렇죠. 전 산업은행장인데 자기들이 산업은행, 은행의 논리. 돈이 되느냐, 갚을 수 있느냐. 그 논리에 따라서 추가대출 4조 2천억원이 나가는 게 아니고 위에서 시켰다는 겁니다. 청와대 별관회의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랑 안종범 당시 청와대 수석이랑 그리고 금융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까지 있는 자리에서 돈 줘라, 이렇게 해서 돈 줬지, 자기들은 은행의 합리적인 판단으로 대출한 게 아니라는 거거든요. 그러면 전체적인 그림이 이 산업은행이 부실인 이유는 대우조선해양인데 추가적으로 산업은행이 돈을 왜 대출해줬느냐.
◇ 정관용> 정부가 시켜서?
◆ 김성진>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드러나는 게 부담스러운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성진> 드러날까 겁나기도 하고. 충분히 그런 상황이 지금 보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진상조사를 하고 책임도 묻고 이런 절차를 거쳐서 국민 동의를 받아서 세금을 투입하는 게 원칙인데 그게 다 싫으니까.
◆ 김성진> 당연히 원칙이죠.
◇ 정관용> 그게 다 싫으니까 일체의 과정 다 없이.
◆ 김성진> 만만한 한국은행은 옛날에는 ‘재무부 출장소’라고 했을 정도로 요즘 안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정치적 독립성이 독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입김으로부터 사실상 좀 휘둘리는 측면이 있죠. 이번에 만약에 금통위에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펀드에 돈을 내주는 걸 동의한다는 사실은 좀 문제가 앞으로 생길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한국은행법 위반 문제도 생길 것 같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대우조선해양을 오늘 검찰의 부패범죄특수단이 압수수색에 들어갔거든요.
◆ 김성진> 네, 그것도 참 이게 절묘한 시점인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그림을 잘 그린 것 같아요. 오늘 보도자료 보셨겠지만 부실기업들이 나는 이렇게 자구책을 마련했다 하는 걸 정부가 담았지 않습니까? 나는 이렇게 자구책을 마련했으니 정부가 그러면 여기다 돈을 대기 위해서 자본확충펀드를 만들겠다. 그리고 산업은행이 돈을 대게 만들겠다. 그렇게 하면 이거 부실기업들이 얼마나 부실이 있고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부실이 정상화되겠구나 하고 국민들은 안심할 수 있죠. 걱정을 별로 안 하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다가 부실의 책임이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압수수색 들어갔다. 책임자들 처벌을 하는구나. 이렇게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정부가 참 잘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텐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는 거죠. 대우조선해양만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산업은행도 있고 금융위원회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인터뷰에 불과하지만 최경환, 안종범 이런 사람들 다 이런 문제에 엮여 있다는 것 아닙니까? 검찰이 수사를 더 해야 되는데 과연 할 수 있을 것인가도 걱정이고. 오늘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마치 국민들한테 잘 될 것처럼 보도자료가 나오고 전체적인 그림이 잘 그려진 것처럼 나오지만 그 맹점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이 한국은행이 나서지 않아야 될 때 억지로 나서게 만들었다는 것이고 그것이 그냥 단순히 한국은행의 의지에 반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한국은행법 위반으로 볼 소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무리수를 둬가면서까지 이렇게 하는 게 참 문제가 있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방금 쭉 언급하시면서 여러 회사들이 자구책을 내놨다는 걸 먼저 국민들한테 알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 김성진> 네.
◇ 정관용> 그 내놓은 자구책에도 보면 경영자들 또 오너들의 책임을 어떻게 다하겠다. 이게 충분히 들어 있습니까?
◆ 김성진> 그것들보다는 이렇게 이렇게 돈을 만들겠다. 돈을 만들어서 채권단들에게 더 갖다 주겠다. 그러니까 안심하고 돈을 우리가 할 테니까 돈을 계속 대달라. 이런 뉘앙스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비용을 줄이고 뭘 팔아서 돈을 어떻게 만들고 그리고 설비를 줄이고 인력도 줄이고 이런 식으로 해서 돈을 더 만들 수 있는 그런 회사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정도에 불과하고 그 내용들도 보면 말씀드렸듯이 설비를 줄이고 사람을 자르는 것들이 포함돼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성진> 그런데 이것이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채권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채권단 돈을 갚기 위해서는 이게 필요할지 몰라도 회사가 잘 되고 건설 쪽으로 발전하는데 이게 과연 사람들 자르고 설비를 줄이는 게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엄밀한 분석이나 판단이 동의가 좀 안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개별 기업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 정관용> 그래서 이런 방안 나오자마자 지금 야당에서도 이건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를 조장하는 무책임한 대책이다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걸 막아낼 수 있습니까?
◆ 김성진> 이걸 막아야죠. 지금 이익의 사유화. 지금 국가, 한국은행의 발권이라는 것은 국민 전체에 대한 부담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성진> 돈을 10조를 찍어내면 10조만큼의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효과가 됩니다. 그래서 이 발권 자체가 세금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인플레이션, 돈을 많이 찍어내면 그만큼의 인플레이션 텍스다, 이런 말이 나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어떻게 막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 김성진> 이런 식의 정책 자체가 위법하다는 걸 정부도 알고 이 전체적인 스킴 자체를 다시 짜야죠. 정부는 위법한 걸 억지로 밀어붙이는 거고. 지금 말씀드렸던 대로 국회의 간섭을 받는 재정을 투입,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정답이죠. 그런데 그걸 안 하려고 책임 회피를 하기 위해서 꼼수를 부리니까 문제인데 정면적으로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고 돈이 얼마가 필요하고 누가 잘못했다. 그리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 국회의 동의를 얻어서 돈을 투입하자. 이렇게 가야 합니다.
◇ 정관용> 잘 알겠습니다. 우선 이것이 왜 법적으로 경제적으로 문제 있는지 이걸 좀 널리 알리고 야당의 역할을 또 기대해 봐야 되겠네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진> 그래요. 고맙습니다.
◇ 정관용>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경제금융센터 소장 대행 김성진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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