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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만 원 미용실 장애인 "쟤 말을 믿냐…모욕감 치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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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문희 (피해자), 심현지 (충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

오늘 화제의 인터뷰, 어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사건 하나를 집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충주의 한 동네 상가 미용실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뇌병변장애 1급을 앓고 있는 30대 여성에 머리에 염색과 코팅 시술을 받기 위해서 이 미용실에 갔습니다. 그런데 시술이 다 끝나자 미용실 원장이 무려 52만 원을 결제하라고 말을 합니다. 터무니 없는 요금에 놀란 여성은 '돌려달라, 취소 해 달라.' 애원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피해 당사자 이문희 씨를 먼저 연결을 해 보죠. 이문희 씨 안녕하세요.

◆ 이문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뇌병변 장애를 앓고 계시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하시다고요?

◆ 이문희> 네.

◇ 김현정> 그 미용실은 처음 가신 겁니까?

◆ 이문희> 아니요, 세 번 갔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주인분과) 알고 지내는 사이인 거네요?

◆ 이문희> 네.

◇ 김현정>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염색과 코팅을 받기 위해서 간거고요?

◆ 이문희> 10만 원 안쪽에서 해달라고 했어요.

◇ 김현정> 10만 원 안쪽에서? 그럼 처음 염색할 때부터 가격 얘기를 주고받은 거네요?

N미용실 피해자 이문희 씨 머리 (사진=충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공)

 

◆ 이문희> 저는 요구를 했죠. 10만 원 안에서 해달라고.

◇ 김현정> 그런데 다 시술을 해 놓고 정작 결제할 때는 52만 원을 달라 이렇게 나온 거예요?

◆ 이문희> 네, 머리가 끝났으니까 계산해야 되잖아요. 얼마냐니까 얘기를 안 해서 카드를 주긴 주기는 줬는데, 그 사람이 52만 원이래요, 그 사람이 카드를 받고 나서. 그래서 안 된다고 막 그랬는데 (제 카드를) 뺏다시피 해서 긁고 자기가 사인을 다 한 거예요.

◇ 김현정> 52만 원이라고 그래서 이문희 씨가 그러면 안 된다고 했더니, 카드를 뺏어가더니 그냥 임의로 자기가 긁고 사인까지?

◆ 이문희> 네.

◇ 김현정> 아니, 도대체 10만 원어치 안에서 해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52만 원이라고 얘기를 하던가요, 설명을?

◆ 이문희> 모르겠어요, 저도. 깜짝 놀래가지고 그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달달달 떨려요.

◇ 김현정> 아이고…. 달달달. 52만 원이면 이게 어마어마한 돈 아닙니까?

◆ 이문희> 저한테는 한 달 생활비예요.

◇ 김현정> 한 달 생활비인데…. 그래서 경찰서에 신고를 하셨어요?

◆ 이문희> 파출소장님도 듣고 '이건 말도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얘기해 준다고 그래서 같이 왔어요. 그런데 또 소장님 말씀을 안 듣는 거예요.

◇ 김현정> 경찰 말도 안 듣고?

◆ 이문희> 네, 말이 전혀 안 통하더라고요. '법대로 하라고. 나는 못 준다. 쟤 말을 믿냐? 쟤를 보고도 믿냐.' 이런 식으로….

◇ 김현정> 경찰들한테 그 미용실 원장이, '쟤 말을 어떻게 믿냐, 저런 장애가 있는 사람 말을 어떻게 믿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요?

◆ 이문희> 네. 경찰이 있는 데서요. 기가 막히더라고요.

◇ 김현정> 참 기가 막히네요.

◆ 이문희>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이런 수법으로 이런 식으로 우리 돈을 다 갈취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걸 참을 수가 없는 거예요. 너무 모욕스러웠어요.

◇ 김현정> 모욕스러우셨어요.

N미용실 피해자 이문희 씨 머리 (사진=충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공)

 

◆ 이문희> 저는 대학교까지 다 나왔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이 나를 그렇게 보고, 다른 장애인을 그렇게 봐가지고 다 속여먹는 거잖아요. 여기 많대요. 제가 아는 아이도 있어요.

◇ 김현정> 우리 이문희 씨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인들도 이 미용실에 가서 그렇게 당한 적이 있다고 나중에 들으신 거예요?

◆ 이문희> 네.

◇ 김현정> 그런데 그분들은 다 계산들 이렇게 했답니까?

◆ 이문희> 계산을 했대요. 미용실에서 협박조로 나왔대요.

◇ 김현정> 협박을?

◆ 이문희> 커피 타준다고 오라고 하고, 집까지 찾아오고, 머리 안 한다니까 계속 하라고 해서 강제로 시켜놓고 10만 원 내놔 이런 식으로도 했대요.

◇ 김현정> 그리고 못 준다고 하면, 이거 나 경찰에 신고하겠다. 이런 식으로 협박까지?

◆ 이문희> 네. 여기 몇 명 정도 있어요.

◇ 김현정> 참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은데, 꼭 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이문희> 힘이 좀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저희들을 이용하지 말고 힘이 되어줬으면 좋겠고요. 이런 식으로 저희들을 농락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물론이죠. 듣고도 믿기지가 않네요. 이문희 씨 힘내시고요. 용기 있게 상황을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문희> 네.

◇ 김현정> 충주 미용실의 피해자입니다. 이문희 씨를 먼저 만나봤고요. 이어서 충주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심현지 센터장 연결을 해 보죠. 심 센터장 안녕하세요?

◆ 심현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재벌 부인들이 다닐 법한 무슨 최고급 럭셔리 미용실이었다면 또 모르는데, 그냥 평범한 미용실 이었다면서요?

◆ 심현지> 흔히 있는 아파트 상가 내에 미용실이었습니다.

◇ 김현정> 혼자서 머리하고 시술하는? 왜 그랬답니까, 그 원장은?

◆ 심현지> 아무래도 그 지역이 중증장애인이나 새터민들이 많이 사는 저소득층, 임대아파트 내에 상가였기 때문에 그 미용실 원장이 장애인을 많이 경험하다 보니까 일부 장애인들의 순수한 마음을 좀 이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문희 씨 말고도 주변에 이런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 심현지> 네, 지금 제보에 의하면 지적장애인 여성분이 그분의 이상한 영업을 통해서 계속 돈을 지불한 내역이 있고요.

◇ 김현정> 어떻게 지불했습니까?

◆ 심현지> 하나의 수법인 것 같아요. 처음에 머리 염색하는 데 5만 원, 그리고 나서 이분이 나 머리도 짧고 비싸니까 그럼 이 미용실 안 가야지 하다가, 그 분들이 많은 외로움에 떨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전화를 해서 우리 집에 놀러와, 커피 타줄게 이런 식으로 해서 집으로 유도한 뒤에 머리가 왜 이래? 내가 손봐줄게 이런 식으로 해서 집에서 영업을 해서 그분한테 '이번에 머리해 줬으니까 10만 원 내놔.' 이런 식인 거죠.

◇ 김현정> 또 다른 사례는 40만 원 지불한 분도 계시다면서요?

◆ 심현지> 지적장애인 분이신데 이 분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염색하러 갔었는데 40만 원이다 그래서 이거 너무 억울하다 이야기했더니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할 수 없이 또 결제를 한 그런 경우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문희 씨와 센터에서는 이번 사건 어떻게 마무리하실 생각이세요?

◆ 심현지> 저희 지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든 곳에서 협업을 해 주셔서 지금 원만히 해결을 하려고 노력 하려고 하고 있고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추후 피해자들을 모집해서 충분히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앞으로 다시는 장애인들에게, 이렇게 흔한 말로 등쳐먹는 일이 없도록 좋은 선례가 돼서 한 번 더 나아가는 성숙해지는 사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 김현정> 그 원장이 사과를 하긴 했습니까?

◆ 심현지> 사실 어제 저녁에 저희 센터를 찾아와서 사과를 하고 싶다는 그런 의사를 표현하셨는데, 정말 사과하고 싶으면 모든 피해자들을 스스로 찾아가서 직접 사과하고 그분들의 요구를 들어주라고 이야기했거든요.

◇ 김현정> 아…. 센터에 와서 이렇게 담당자한테 사과할 게 아니라 피해자들 하나하나 찾아가서 진짜로 사과하라?

◆ 심현지> 당연하죠. 저한테 사과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저는 믿기도 싫고 끝까지 센터장님이 좀 잘 처리해 주세요.

◆ 심현지>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많은 네티즌분들이 분노를 하셔가지고 유사 상호 이름이 있는 미용실과 인근의 미용실에 전화를 하셔가지고 폭언을 좀 많이 하셔가지고 선의의 피해를 본 미용실이 계셔요. 그런 부분은 조금만 자제하여 주시고 저희 센터 믿고 잘 풀어나가는 모습 지켜봐주시기를 그리고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심현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충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심현지 센터장까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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