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낸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가 다음 달 치르는 차기 총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와 공익재단, 여성단체 등에서의 활동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박 교수의 출마를 두고 학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숙대에 따르면 박 교수는 이달 17일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박 교수는 "숙명은 저를 길러주었고 사회생활의 든든한 후원자"라면서 "이제는 제가 희생과 봉사로서 되갚아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감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성단체와 글로벌 NGO, 정부 등에서 리더로 다년간 활동했고 그 과정에서 만난 정관계 인사와 동문 등이 제 우군이 돼 주셨다"며 "사회적 네트워크와 조직경영의 경험은 학교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확신의 이유"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과장된 위기를 내세우거나 과거의 잘못을 들먹이는 총장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실천하는 총장이 되겠다"며 "연성 개혁을 지향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의 출마 선언을 두고 학내 여론은 찬반으로 엇갈렸다.
그를 지지하는 한 교수는 "정·관계 인맥이 두텁고 얼마 전 여성가족부에서 녹조근정훈장을 받았을 정도로 가정학 분야에서 나름대로 이룩한 성과도 있는 만큼 학교 발전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 교수가 2008년 이명박 정부초기 소망교회 인맥으로 분류돼 임명 때부터 논란이 일었고 제자 논문 표절에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불거지자 임명 두달만에 자진 사퇴한 경력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반대 측의 한 교수는 "불미스러운 일로 청와대 수석에서 낙마했을 때 학교의 명예가 얼마나 실추됐는지 생각해 보라"면서 "총장에 선출돼도 당시 의혹을 두고 비판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에도 박 교수는 24일 자신의 공약을 담아 교수들에게 한 차례 더 이메일을 보내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교수 외에 출마를 선언한 교수는 총 8명이다. 이들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13일에 열린 '총장 입후보자 정책 소견발표회'에서 교육·연구·학생 등 분야별 토론을 했다. 박 교수는 불참했다.
숙대는 다음 달 2일 전체교수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선거 일정과 방법을 결정할 총장 선거 관리위원회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