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자료사진)
서울시가 청년수당 사업에 부동의(不同意)한 보건복지부의 보완 권고를 수용해 일부 내용을 보완해 재협의하되 오는 7월에 예정대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며 사업 강행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 구종원 청년정책담당관은 2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보건복지부가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에 대해 '부동의(사업재설계 후 재협의 권고)' 결과를 통보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사전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고, 청년문제가 엄중한 만큼 현명한 판단을 기대했으나 청년수당 사업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 내려졌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부동의 내용을 보면 과거와 달리 협의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며 "사업의 근본 취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내용을 보완해 다음달 중에 보건복지부와 재협의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사업내용 보완과는 별개로 7월에 청년수당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서울시는 "정부와의 협의 절차가 승인 절차는 아니라고 판단되는 만큼 청년들과 약속한 대로 7월 시행을 위해 민간위탁기관 선정 공고를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의 사업내용 보완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재협의 과정에서 다시 제동을 걸더라도 청년수당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서울시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의 제안대로 올해는 우선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되, 향후 본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6일 "서울시가 지난 3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협의요청한 청년활동지원사업에 대해 검토한 결과, '부동의' 의견을 서울시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해 '고용정책 사업'이라며 해당 제도 추진 계획을 발표하자, 복지부는 "사회보장기본법상 신규 복지사업"이라며 사전협의를 요구했고 이에 서울시가 지난 1월 사전협의를 신청했다.
복지부는 이번 '불수용' 결정 배경에 대해 "대상자 선정의 객관성이 미흡하고, 급여항목 중 공공재원으로 지원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순수개인활동이나 NGO 등 단순사회참여활동 등의 항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 계획대로 급여지출에 대한 모니터링 없이 제도를 운영하면 무분별한 현금지급에 불과하다"며 "전반적으로 사업설계 및 관리체계가 미흡해 '부동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청년활동지원사업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9~29세 미취업 청년 가운데 활동 의지가 있는 3천명을 선정, 매월 50만원의 현금 급여를 최대 6개월간 지급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청년수당 예산안을 재의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은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대법원에 제소했고, 이에 서울시는 지자체의 복지제도에 불이익을 주는 중앙정부의 방침은 위헌이라며 대법원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