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21)이 한국 골프의 역사를 바꿨다.
왕정훈은 15일(한국시각) 모리셔스 부샴의 포시즌스 GC(파72·7401야드)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모리셔스오픈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최종일에 버디와 보기를 3개씩 맞바꿔 이븐파를 친 왕정훈은 시디커 라만(방글라데시)을 1타 차로 제치고 지난주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우승한 데 이어 유러피언투어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라만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일 경기를 시작한 왕정훈은 15번 홀(파4)까지 3타를 뒤져 2주 연속 우승 달성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라만이 16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데 이어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고 무너진 덕분에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왕정훈의 짜릿한 역전 우승이 완성됐다.
이로써 왕정훈은 유러피언투어 역사상 최초로 2주 연속 우승한 한국 선수가 됐다. 더욱이 만 20세 263일의 나이로 2연속 우승을 달성해 유러피언투어의 이 부문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유러피언투어 신인왕 안병훈(25·CJ)보다 먼저 유러피언투어 2승을 수확했다. 왕정훈 이전까지 유러피언투어에서 2승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는 3승을 기록한 양용은(44)이 유일했다.
"16번 홀 전까지 퍼팅을 많이 놓쳐 우승 생각은 하지 못했다"는 왕정훈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유러피언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하며 리우 올림픽 출전 경쟁에 뛰어든 왕정훈은 "욕심은 나지만 가기 위한 과정을 겪고 있으니 지금은 한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