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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푸동, "젊고 아름다운 육체, 그 공허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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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엘 개관 기념전

양푸동, <천색: 신여성II> 2014. 사진 작가 제공.

 

5개의 영상에서 펼쳐지는 세 젊은 여성의 자태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관능미가 넘치는 수영복 차림의 세 여성이 다양한 설정의 장면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매혹적이면서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대사가 없고 표정과 동작으로만 분위기를 전한다. 그리고 화면은 셀로판지를 대어 분할된 느낌을 준다.

이 영상 작품은 중국 작가 양푸동이 플랫폼-엘 컨템포러리아트센터 전시에 출품한 '신여성2'이다. 작가는 이 영상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인가? 그는 "동경과 현실과의 괴리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패션 모델과 영화배우를 꿈꾸는 여성들이 젊음과 아름다움을 뽐내며 눈부신 육체를 내보이지만, 불안한 미래와 공허함 뿐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싶은 것일까? 이 영상들에는 17세기 네델란드 정물화에서 등장하는 바니타스(허무함)풍의 소재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무성한 잎이 지고 난 연꽃 대궁 앞에 선 젊은 여성, 속이 텅빈 큰 소라껍질을 안고 있는 여성, 싱싱한 청포도 위를 기어다니는 벌레들, 쉬파리에 덮인 썩어가는 파인애플. 그 잘린 파인애플은 마치 불두(부처님 두상)같다. 이 작품에는 박제된 사슴과 살아있는 말이 등장하는데, 지록위마를 은유한 것이라는 기획자의 설명에 대해 작가의 의중을 물었지만 작가는 말을 아꼈다. 양푸동 작가는 "여기에 등장하는 여배우 뿐만 아니라 모든 배경과 사물은 그 자체가 배우이다. 중요한 배우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의 전시는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의 개관을 기념한 전시이다. 태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이 아트센터는 현대미술 전시와 더불어 퍼포먼스, 영화 스크리닝과 사운드 아트 공연을 통해 예술의 다양한 형식을 수용할 계획이다. 박만우 관장은 "미술의 다양한 장르에서 우리나라가 활기를 띠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플랫폼-엘이 제작, 창작, 담론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소명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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