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사장이 9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신현우(68) 전 대표를 재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9일 오전 신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신 전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피해자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남은 여생 참회하고 유가족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평생 봉사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살균제 유해 가능성을 논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검찰에 가서 성실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신 전 대표는 옥시 최고경영자로 있던 2000년 말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은 채로 유해물질 PHMG 인산염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개발해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제품 개발과 판매의 최고책임자였던 신 전 대표가 PHMG에 관한 독성실험이 필요하다는 실무진의 보고를 무시한 채 제품 판매를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폐손상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한 인원 221명 가운데 177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신 전 대표를 지난달 26일 17시간에 걸쳐 조사한 데 이어 이날도 제품 제조 과정에서 유해성 여부를 인지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번주 중 업무상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대로 된 안전 검증 없이 제조 판매한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모씨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오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