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7차 대회 경축 선전물(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의 노동당 7차 대회를 앞두고 북한 전문가와 외국 언론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임스 퍼슨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소장은 "북한이 제7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획기적인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퍼슨 소장은 3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우드로윌슨센터에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당 대회는 각본대로 진행될 뿐 토론과 논의의 장으로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80년 9월 평양주재 헝가리 대사가 남긴 기록을 인용해 "북한의 당 대회의 역할은 전통적으로 극소수 정치집단에 의해 고안된 정치를 지지하는 절차에 그친다"고 소개했다.
퍼슨 소장은 "따라서 이번 당 대회에서도 핵 역량과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지지, 유일 영도체제, 내부 단합, 경제 개발 등에 관한 거창한 성명들이 난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김정은 제1비서가 1980년 제6차 당대회 이후의 성취를 간략히 나열한 뒤 핵·경제 병진 노선을 더욱 구체화하는 새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노동당 대회를 통해 새롭고 변화를 꾀하는 정책을 제시한 전례가 없는 북한으로서는 이번에도 기존 노선을 다소 수정하는 선에서 행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퍼슨 연구원은 "이번 대회가 당 중앙위원회 선거 등을 통해 김정은에게 지도부 세대 교체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러한 절차를 거치는 동안 어떤 인사들이 권력 실세로 떠올랐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정보조사국에서 25년간 북한을 분석한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이번 당 대회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조심스럽게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칼린 객원연구원은 "무엇보다 앞으로 한국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원칙이나 철학적 기반을 제공하게 될 매우 중요하면서도 미묘한 무언가를 이번 당 대회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현재 최악의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김 제1비서는 몇 년 뒤 박근혜 행정부 이후를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대남 접근법의 근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은 이번 당 대회에서 '김정은 시대’의 통치 체제 확립을 내외에 과시하면서 핵 개발과 경제 개혁에 관한 방침이 제시되고 당 간부 인사도 실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 제1비서의 최대 업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의 진전을 과시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며 " 2013년 국가 방침으로 채택한 핵 개발과 경제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노선’을 당 규약에 명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경제 부문에서는 "‘강성 국가 건설’을 위한 계획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지만, 핵 개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강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곤란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고 풀이했다.
교도통신은 또 "이번 당 대회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부터 체제를 이끌어 온 고령 간부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세대 교체가 시도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제1비서가 최근 다음 세대를 맡을 ‘청년 중시’를 강조해 중앙위원 등의 세대 교체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제1비서가 노,장, 청의 밸런스를 맞춘 인사로 체제 안정을 도모하고 있어 대폭적인 인사 이동은 없을 것으로 에상했다"고 소개했다.
김 제1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부장으로 승격되거나 정치국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88살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77살의 박봉주 내각총리(당 정치국원) 등 고령 간부의 교체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김 제1비서의 시찰에 자주 동행하며 사실상 서열 2위로 알려진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최측근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룡해 당 비서(당 정치국원)의 당 대회에서의 처우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오는 6일 열리는 당 7차 대회는 종전 대회 처럼 4~5일 동안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