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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내 가족 살려내…청문회·특별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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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 임시총회 및 가해기업 규탄대회 개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단체 등이 24일 오후 대학로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내 교육관에서 총회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 판매사의 처벌과 정부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워낙 많은 눈물을 흘려서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옵니다. 그래 봤자 국가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내 새끼가 살아 돌아옵니까?"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올라온 조태웅(47)씨의 절규다.

그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연건캠퍼스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임시총회 및 살인기업 규탄대회'에 참석했다가 별안간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라며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저는 제 아들 두 명과 형님을 잃었습니다. 이게 왜 국가 문제가 아닙니까? 가습기 사건은 정말 말이 되지 않는 문젭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여놓고 내 새끼, 내 형님 살려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억울하지 않습니까?"

짧은 시간 동안 조씨는 피맺힌 절규를 토해낸 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조씨는 복도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눈물 젖은 하소연을 쏟아 냈다.

"정말 자살까지 생각하다가 겨우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러분도 생각해보세요. 세 명이나 저세상으로 갔는데. 제가 제정신이겠습니까? 제 아내는 실어증까지 걸렸습니다.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떠나간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조씨는 흐느끼며 말을 이어갔다.

"돈을 바라고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진실을 밝혀주고 다른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보상해주면, 저에 대한 보상은 포기한다는 각서도 썼습니다. 무슨 면목으로 저승에 간 가족들을 보겠습니까?"

이날 오후 2시쯤부터 진행된 규탄대회에서는 참석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가피모) 회원 등 관계자들이 저마다 집에서 사용하는 옥시레킷벤키저 제품들을 가져와 무대 앞에 진열해놨다.

진열된 제품 사이사이에는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을 알리는 문구가 적힌 카드가 배치됐고, 참석자들도 '가습기살균제가 사람을 죽입니다' 등의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가피모와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법인화를 통한 공동소송 등 피해회복과 재발방지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 가해기업들의 언론몰이 중단과 피해자, 나아가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 ▲ 이 사태를 방치한 정부의 각성과 즉각적인 문제해결 ▲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센터 설치 및 3·4단계 피해자 대책마련 ▲ 20대 국회,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개최 및 특별법 통과 ▲ 가해기업에 대한 구속수사 및 살인죄 처벌 ▲ 서울대와 호서대 등 문제 연구를 맡았던 교수 파면 ▲ 옥시측 법률대리인 김앤장의 철수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오적'을 선정해 규탄했다.

오적에는 ▲국내기업: 롯데마트, 홈플러스, 삼성물산, SK케미컬, 이마트, GS마트 ▲해외기업: 영국 옥시레킷벤키져, 영국 테스코, 덴마크 케톡스, 미국 코스트코 ▲옥시 법률대리인 김앤장 ▲환경부 ▲옥시로부터 돈을 받은 서울대와 호서대 연구진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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