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비민주적 靑리더십 심판
-반기문, 박심 얻으면 오히려 손해
-국민의당, 원칙과 기준으로 행동해야
-대선 단일화는 만병통치약이 아냐
-더민주 김종인, 당내통합이 우선과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여준(前 환경부 장관, 前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
총선에서 보여준 여소야대의 민심. 정치권은 이 민심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사실 그 민심을 어떻게 읽고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1년 10개월 뒤 대선의 성패도 달려 있는 건데요. 그렇다면 과연 이분은 그 민심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요.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 역할을 끝으로 어떤 정치적인 행보, 어떤 정치적 발언도 삼가 온 분입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오늘 모셔보죠. 윤 장관님, 안녕하세요.
◆ 윤여준>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나의 역할은 창당 준비까지만이다'라고 하면서 국민의당에서 빠지셨어요. 혹시 후회는 없으십니까?
◆ 윤여준> 후회 없습니다. 왜냐면 저는 현실 정치에 깊숙히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원래 처음서부터 없던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그런 거죠.
◇ 김현정> 비록 정치권에서는 그렇게 떠나셨지만, 이번 총선 결과는 어떻게 해석하셨습니까?
◆ 윤여준> 박근혜 대통령의 비민주적 통치 방식에 대한 심판성격인 거죠, 한마디로 하면.
◇ 김현정> 여당 심판보다 청와대 심판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윤여준> 물론이죠. 박 대통령의 비민주적 리더십에 대한 심판이라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박 대통령이 집권 3년 동안에 시종일관 보여준 것이 군림하되 통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어요.
◇ 김현정> 군림하던 모습이요?
◆ 윤여준> 마치 대통령은 지시하고 호통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 같이 인식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어갈 정도였거든요.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 윤여준> 그러니까 이번 총선 결과는 민심이 민주주의를 빨리 복원하라 하고 명령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청와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이 절박감이 없이 선거에 임했다. 공천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줬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사실 총선 이후에 청와대가 특별한 반응을 안 내놨어요. 딱 두 줄짜리 논평 내놨거든요.
◆ 윤여준> 아마 반응을 안 내놓은 건 충격 때문이었겠죠.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 못했을 테니까요.
◇ 김현정> 그래요?
◆ 윤여준> 그런데 오늘 대통령이 무슨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입장을 밝힐 거라는 게 언론보도가 됐던데요. 총선 결과가 나온 지 닷새째가 되가나요?
◇ 김현정> 그렇습니다.
◆ 윤여준> 너무 늦었고.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마땅히 선거 직후에,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에 국민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런 걸 했어야죠. 이게 국민에 대한 예의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주권자잖아요.
◇ 김현정> 국민에 대한 예의란 말씀. 그 여소야대의 국면이 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청와대는 1년 10개월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되는가. 일단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하고 인적쇄신 방안을 검토한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이런 요구도 있고요.
◆ 윤여준> 그런데 사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상식적인 수준이죠. 다만 대통령이 인사 개편을 하든 안 하든 국정 운영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거죠. 이게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명령이에요. 민심이에요, 이게.
◇ 김현정> 그런데 3년간 그렇게 해 오던 방식을 갑자기 바꿀 수 있을까요?
◆ 윤여준> 바꿔야죠. 주권자인 국민이 바꾸라고 선거를 통해서 명령한 거잖아요, 말하자면.
◇ 김현정> 이번 명령을 만약에 안 들을 경우에 그럼 다음 대선도 결과는 또 같을 거라고 보세요?
◆ 윤여준> 그건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되느냐,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것이냐 하는 것에 달렸겠지만, 어차피 박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후보가 만들어지고 선출되는 과정에 개입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허망한 꿈이에요. 역대 대통령들이 다 그 생각을 했는데.
◇ 김현정> 그렇죠.
◆ 윤여준> 그게 다 번번히 실패하고 부작용을 일으키는 걸 뻔히 보면서도 다 그 길로 가더라고요. 자기는 다르다는 착각 때문에 그런 것인데 박 대통령은 제발 그런 착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박 대통령이 누구 찍으면 오히려 그 사람은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세요,
◆ 윤여준> 흔한 말로 박 대통령이 누굴 적극적으로 민다고 해 보십시오. 민심이 따라가겠습니까? 아마 누구도 그렇게 해 주길 바라지 않을 거예요. 후보 될 사람도.
◇ 김현정> 지금 사실은 반기문 UN총장이름이 계속 오르내리면서 박심이 거기에 실려 있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가 꾸준히 나오지 않았습니까?
◆ 윤여준> 그건 글쎄요, 어떻게 될지 지금 예단할 수 없으나, 지금처럼 대통령이 국정 운영스타일을 이렇게 고집한다면 아마도 누구도 대통령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는다는 게 알려지는 순간 대통령 되기가 어려울 겁니다.
◇ 김현정> 그 여권에 비해서 야권은 비교적 나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가장 활짝 웃은 곳은 국민의당인데요. 제1당은 더민주가 차지했지만 실제로 승자는 국민의당이다 이런 분석. 동의하십니까?
◆ 윤여준>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정당투표에서 더 많이 얻었다는 거죠? 우리가 민주당보다 더 나은 제1야당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거잖아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그런 주장도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거기에 선뜻 동의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 윤여준> 우선 의석이 호남에 완전히 편중돼 있잖아요.
◇ 김현정> 역시 호남당이라는 한계?
◆ 윤여준> 그렇기도 하고 전체 의석 수가 더불어민주당의 4분의 1 정도 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현실적으로는 제1야당라고 보기 어렵고 다만 자기들은 상징성을 주장하는 거겠죠.
◇ 김현정> 그러니까 목표했던 3당체제를 만드는 데는 이 정도 의석. 38석이면 성공하는 게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거죠.
◆ 윤여준> 물론 의석수로만 보면 성공한 거죠. 일단은 성공한 겁니다. 안 대표가 그 끈질긴 야권 통합의 압박을 이겨내고 제3당을 만든 것은 뚝심이 정말 효과를 거둔 것이고, 또 논리적으로 그 입장이 맞죠. 그걸 잘 지켜서 일단 성공을 한 거죠. 이제 앞으로가 더 어렵겠죠.
◇ 김현정> 앞으로가 문제다, 앞으로. 결국 호남이라는 한계, 그러니까 호남에서는 이번에 몰표를 받았지만 과연 이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어서 전국 정당이 되느냐 이게 과제라고 보시는 거예요?
◆ 윤여준> 그렇죠. 또는 자기들이 한국 정치를 바꿔서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으니까 자신들은 뭘 추구할 것이며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원내활동을 하겠다라는 걸 국민에게 밝히고 거기에 따라 행동을 해야죠.
◇ 김현정>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원칙을 가지고서 .
◆ 윤여준>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하는 거죠.
◇ 김현정> 캐스팅보트를 쥘 때 그것이 중요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 안철수 대표를 오래 봐온 분으로서 이번 총선 치르는 모습은 어떻게 평가하셨어요?
◆ 윤여준> 굉장히 압박이 견뎌내기 어려웠을 텐데.
◇ 김현정> 통합에 대한 부분이요.
◆ 윤여준> 그렇죠. 야권통합의 연대. 또 현실적으로도 나갔던 후보들은 바라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고,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 윤여준> 소신에다가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준 건 전 높이 평가를 하죠.
◇ 김현정> 뚝심이 생겼다. 이렇게 생각 하시는 거군요, 전보다.
◆ 윤여준> 네, 뚝심이 필요하니까요. 한국에서 정치하려면.
◇ 김현정> 그런데 그 통합과 연대를 끝까지 뿌리친 게 결국 잘한 거라고 보세요? 야권연대를 했으면 지금보다 야권이 더 의석을 얻었을 거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 윤여준> 그러면 제3당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았어야죠. 통합하고 연대해 버리면 명분이 날아가잖아요. 그러면 국민은 자칫 야합이라고 보기 쉽고. 정당 창당의 어떤 명분이 날아가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연대 얘기가 나온 김에 제가 이 질문 좀 드려볼게요. 아직 시간이 남은 얘기이기는 합니다만 1년 10개월 뒤면 대선이 치러지고. 대선은 총선보다 훨씬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미 대선에 대한 이야기, 야권연대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대선을 생각해서는 정권교체를 생각하면 야권이 어쨌든 그때까지는 연대해야 된다,단일화해야 된다. 어떻게 보세요.
◆ 윤여준> 산술적으로 단일화 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야 모르는 사람 없죠. 그런데 지금까지 늘 단일화해서 했지만 많이 실패했잖아요. 당장 지난 대선도 단일화 했는데 실패했잖아요.
◇ 김현정> 그랬네요.
◆ 윤여준> 단일화가 무슨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는 건 안 된다는 거죠. 제가 오래전에 읽은 한 정신분석학자 글 중에 ‘민중의 무의식은 언제가 옳다’라는 구절을 항상 기억하는데요. 이번에 민심이 나타난 걸 보십시오. 얼마나 전략적인 선택을 하냐고요. 단일화 안해서 야당이 크게 손해본 게 뭐가 있습니까?
◇ 김현정> 총선은 그렇기는 한데 대선은 좀 상황이 다르다.
◆ 윤여준> 대선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유권자 의식을 믿고 민심을 믿고 천심을 믿고 저절로 합쳐지게 되면 몰라도 이거 인위적으로 연대하고 통합하려고 하면 국민이 안 좋아한다고요.
◇ 김현정> 인위적으로 하지 말아라. 자연스럽게 서로가 동해서 하는 그런 건 모르지만.
◆ 윤여준>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부터 연대, 통합을 얘기하는 거 국민이 절대로 바람직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부분 좀 정리할 필요가 있었고. 윤여준 전 장관님, 김종인 대표하고 잘 아시잖아요. 더민주. 제1당 성적표를 받기는 받았는데 그 당이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 윤여준> (웃음) 당내 통합이겠죠, 뭐.
◇ 김현정> 왜 이렇게 크게 웃으세요?
◆ 윤여준> (웃음) 아니, 당내 세력이 없는 분이잖아요, 전혀. 당 대표를 포함해서 지도 체제를 새로 구성하려면 전당대회를 거쳐야 하는데, 전당대회에서는 당 세력 기반이 있는 사람이 다 유리한 거 아닌가요? 그 분이 당내 세력기반이 없는 분이고, 더민주에서 당내 가장 큰 세력은 우리가 뭐라고 말합니까?
◇ 김현정> 이른바 친노, 친문 이렇게 얘기합니다.
◆ 윤여준> 친문입니까, 친노입니까. 그 세력이 아직도 다수 아닌가요? 들리는 말이 그 세력들이 가만히 안 있을 거다라고 예상하던데요. 그렇게 나온다면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도 있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 이거 드려야 겠어요 안철수 대표는 지금 대선을 생각하고 계십니다. 제가 이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국민의당에서 어쨌든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내고 떠나셨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쪽 사정을 잘 아시는 분일 것 같기 때문에.
◆ 윤여준> 감투만 쓰고 일은 제대로 못해서 먹튀가 된 거죠.(웃음)
◇ 김현정> (웃음) 먹튀가 되셨다고 생각하세요? 여하튼 어쨌든 그쪽으로 정서도 가까우신 분이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가 대선을 생각한다면 지금 제일 필요한 게 뭐라고 보십니까?
◆ 윤여준> 아니, 우선 본인이 국민 앞에 새정치를 표방한 지가 몇 년 됐어요. 이번에도 새정치 하겠다고 나온 거잖아요, 당을 만든 거잖아요. 그런데 아직까지 안철수 대표가 말하는 새정치라는 게 구체적으로 뭐냐.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하는 것을 밝힌 일은 없어요.
◇ 김현정> 이번 총선과정에서 뚝심은 생겼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뚝심은 생겼지만.
◆ 윤여준> 뚝심은 생겼지만 그게 새정치의 알맹이하고는 관계는 없죠. 이제는 총선도 끝나고 제3당이 됐으니까요. 이제는 국민 앞에 '제가 말하는 새정치라는 건 이런 겁니다' 하는 거를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돼요. 그래서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죠. 그렇지 않으면 어디서 힘이 생기겠어요? 그게 제일 급선무고 핵심 과제예요. 그걸 못하면 대선 어렵죠.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긴 시간이 아니어서 더 여쭙고 싶은 거 많습니다마는 일단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 윤여준> 아는 게 없어서 이 정도가 좋습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정치권이 이번 선거에 민심을 똑똑히 새기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여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뒤 당을 떠난 분이죠. 이제 현실 정치를 떠난 분입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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