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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마모토 교민 "5초만에 와르르…전쟁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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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교민="">
-간밤에도 여진 공포 계속돼
-잠깐 사이 냉장고 등 집기 쏟아져
-단수로 식수, 화장실 문제 심각

<연세대 홍태경=""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규슈, 대형 지진 주기적으로 발생
-불의 고리, 초대형 지진 발생 지역
-앞으로 8년간 초대형 지진 발생 가능
-백두산 마그마방 존재, 폭발 가능성 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상철(일본 구마모토 교민), 홍태경(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불의 고리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불의 고리란 환태평양 지진대를 부르는 별칭인데요. 최근 지진이 일어난 지역들 일본 구마모토, 대만, 남미, 에콰도르, 쭉 연결을 하면 바로 이 불의 고리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혹시 50주년을 주기로 초대형 지진이 발생한다는 이른바 불의 고리 50년 주기에 들어선 게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죠. 우선 지난 14일에 이어 주말 사이 또 한 차례 7.3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현부터 연결해 보겠습니다. 구마모토에 살고 계신 교민이세요. 최상철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상철 씨 나와 계십니까?

◆ 최상철>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아침,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 최상철> 간밤에도 강도 4 정도의 지진이 몇 번 있었고요. 여진은 5분, 10분마다 계속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5분, 10분 마다?

◆ 최상철> 예.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어디 계세요?

◆ 최상철> 차 안에 있습니다.

◇ 김현정> 피난소를 가신 게 아니라 차 안에 계신 건 왜 거기 계시죠?

◆ 최상철> 피난소에 가면 사람들이 워낙 많고 이제 그래서, 대부분 분들이 이제 피난소나 차 안에서 생활하고 있을 겁니다. 밤에는.

◇ 김현정> 그렇군요. 대부분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너무나 위험한 상황이군요?

◆ 최상철> 밤에 혹시 자다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피할 수가 없으니까요.

(사진=최상철 씨 제공)

 

◇ 김현정> 그래서 그러셨군요. 그러면 지난 토요일 새벽에, 두번째 강진이 발생했을 땐 어디 계셨어요?

◆ 최상철> 그때는 집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크게 지진이 일어나면 그다음에는 여진이 가볍게 온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 정리하고 집에서 자고 있는데 그렇게 큰 게 온 거예요. 여진의 상식, 지진의 상식을 완전히 깨버린 지진이 이번에 구마모토에 처음으로 온 것 같아요. 한 5초 만에 10초 만에 모든 게 다 무너지고 깨지고 이렇게 돼버린 것이잖아요. 사람들이 도망갈 수도 없고 어쩔 수도 없고 그 상황에서 바로 진정되자마자 다 도망 나오는 거죠.

◇ 김현정> 얼마나 강했으면 5초, 10초 흔들리는데 그 사이에 그렇게 다 무너져 내렸는지 상상이 안 될 정도네요.

◆ 최상철> 상상이 안 되죠. 흔들리니까 흔들리자마자 일어나니까, 벌써 냉장고 다 넘어지고요. 저희는 이제 냉장고에 이제 한국 음식, 반찬을 많이 넣어두었으니까. 그게 다 나와서 쏟아져서 깨지고 그런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피해라는 건 눈덩이처럼 불어났겠어요?

◆ 최상철> 아, 지진이 이렇게 무섭구나(했죠). 살 수 없는 상황이 된 집들이 거의 한 40, 50%에 이르고 있다는 거죠. 어제는 14층 맨션이 두 동강으로 갈라졌잖아요.

(사진= 최상철 씨 제공)

 

◇ 김현정> 14층된 맨션 아파트가 두 동강이 나 있고?

◆ 최상철> 네. 두 동강이 딱 난 거예요, 이게. 그리고 지금 더 곤란한 게 물이 안 나오지 않습니까? 물이.

◇ 김현정> 단수가 됐죠?

◆ 최상철> 물이 전혀 안 나와요. 먹을 물만 급수차가 와서 조금씩 나눠주고 밥도 주먹밥 하나 주고, 그런 상황이니까. 화장실 가려고 하면 몇 시간 줄 서서 가야 되잖아요.

◇ 김현정> 화장실도 문제군요?

◆ 최상철> 물이 안 나오니까.

◇ 김현정> 그러네요.

◆ 최상철> 그러니까 이게 완전히 전쟁 상황이랑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전쟁 같은 상황, 여기를 떠나야 되나, 이거 계속 살아야 되나 이런 얘기들도 주민들이 많이 하시겠어요.

◆ 최상철> 아…한두 달 뒤에 또 온다 그러면은, 그거는 그때는 떠나야죠.

◇ 김현정> 구마모토현에서 24년째 살고 있는 교민 통해서 상황 좀 들어봤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고맙습니다.

◆ 최상철>감사합니다.

◇ 김현정> 최상철 씨 만나봤고요. 이번에는 지진전문가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연결합니다. 홍 교수님, 나와 계시죠?

◆ 홍태경>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규수지역 지질학적으로는 어떤 지역인가요?

◆ 홍태경> 이 규슈지역 앞바다에서는 우리가 필리핀 판이라고 하는 판이 매년 5cm의 속도로 충돌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곳에서는 많은 힘들이 매년 쌓이고 있고요. 특히 이 난카이 해구라고 하는 충돌대에는 매년 150년 혹은 250년 주기로 규모 7점대 후반에서 8점대 초반의 지지대에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지역입니다.

◇ 김현정> 필리핀판하고 유라시아판이 부딪치는 그 경계즈음이군요. 규슈가.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본에 이어서 대만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더니 한참 멀리 떨어진 저 남미 에콰도르에서 무려 7.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건가요?

◆ 홍태경> 이 연관성을 굳이 따지자면 태평양 연안이라고 하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발생 매커니즘이라든가 원인에 대해서는 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지진 같은 경우에는 필리핀판이 부딪혀서 힘이 쌓이는 거지만, 에콰도르 지진 같은 경우에는 나즈카판이라고 하는 태평양 중앙 해상에서 만들어진 판이 남아메리카와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데다가 둘 간의 규모도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앞선 지진이 뒷지진을 만들어냈다고 보기는 상식적으로 어렵고요. 에콰도르는 기존에 힘이 많이 쌓이는 지역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이 우연히 같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일본 지진이 전달, 전달, 전달해서 그 에너지로 에콰도르까지 간 것은 아니고 두 개가 따로 발생한 지진이라는 말씀이에요?

◆ 홍태경>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지금 나오는 얘기가 결국 불의 고리, 환태평양 지진대. 그러니까 말하자면 미주대륙의 서부라인하고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뉴질랜드, 뉴기니 이런 식으로 태평양을 죽 둘러싸고 있는 그 지역을 이제 불의 고리라고 하는데 거기가 지금 심상치 않은 것이 아니냐 이런 얘기 나오더군요?

◆ 홍태경> 예. 이 불의 고리는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70% 이상의 지진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굉장히 많은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들 지역은 지진이 많이 발생할 뿐만이 아니라 초대형 지진이라고 하는 규모 8.5 이상의 지진들이 다 이 지역에서 발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이 초대형 지진들이 2004년 12월 26일 수마트라 대지진 이후로 또 연거푸 6차례 발생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지역은 초대형 지진 후에 또 다른 여진들이 많이 따라오면서 지진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초대형 지진들은 한 번 발생하게 되면 한 20년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004년도에 발생한 이 지진은 앞으로도 한 8년 정도는 더 지속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 김현정> 2004년에 시작된 게 그러니까 지금 20년 동안 작동하고 있고 그 와중에 이번에 일본도 터지고 에콰도르도 터지고 이랬다고 보시는 거군요?

◆ 홍태경>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도 8년 불의 고리 안에 있는 지역들은 이렇게 커다란 강진이 또 발생할 수 있어요?

◆ 홍태경> 예. 사실 7.8 정도 되면 여전히 큰 지진이지만 이거보다 더 큰 지진들을 우리는 우려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번 규슈 앞바다 이 난카이 해구 지역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규모 7점대 후반에서 8점대 초반의 지진들이 규칙적으로 발생하지만 이 난카이 해구지역을 또 세분화하자면 세 지역으로 나눌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세 지역이 한꺼번에 부서지게 될 경우에는 일본 정부 조사에 의하면 규모 9.0에 이르는 초대형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이런 초대형 지진들이 발생하게 된다면 일본 열도 전체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또 한반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돼서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그 질문드리려고 했어요. 우리나라는 사실 환태평양 조산대에서는 비껴가 있습니다. 거기 안에 들지는 않지만 이 정도, 50년 주기설 안에 들어간 상태라면 우리는 안전한 것인가, 걱정되더라고요?

◆ 홍태경> 우리나라는 지진이 빈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빈발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진 위험도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단하지 않는데요. 그 이유는 뭐냐하면 한반도는 힘이 천천히 쌓여서 지진이 발생하기까지 이 '재래주기'라고 하는 기간이 길지만 발생하게 될 때 최대 지진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사진=최상철 씨 제공)

 

◇ 김현정> 최대가 역사상 어느 정도까지 났었어요?

◆ 홍태경> 우리나라 조선왕조실록 같은 기록을 보게 되면 지진 피해를 바탕으로 해서 지진 규모를 산정할 수가 있는데요. 그걸 보게 되면 규모 7에 육박하거나, 그걸 넘어선다고 생각되는 지진들이 여럿 나옵니다. 그뿐만 아니라 1952년도에 평양 서쪽에서 발생한 강서지역에서 발생한 적 있는 강서지진은 규모 6.3으로 평가되는 지진들이거든요. 이런 6.3 지진은 지진계에도 직접 잡힌 바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반도는 작은 지진이 나니까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누적돼서 발생하는 지진은 큰 지진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우려감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긴 시간 동안 에너지가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커다란 지진이 한 번 일어나는 그때, 그때가 언제냐가 문제인데 전문가들은 어떻게 예측하고 계세요?

◆ 홍태경>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사실 인터벌이 굉장히 긴데요. 예를 들자면 일본과 같은 경우는 판과 판이 충돌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마치 부잣집 아들한테 용돈 주듯이, 하루에 1000원씩 용돈을 주면 1만원이 되면 인형을 살 수 있다면 10일 만에 지진이 발생하지만 한국 같은 경우에는 100원씩 저축하는 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100일이 걸리게 되는데요.

한반도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이 재래주기 규모 7.0에 해당되는 지진은 길게는 한 500년 적게는 한 600년 볼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도 수차례 규모 7.0에 판단되는 지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하게 될 때는 연거푸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 500년이 언제쯤인지는 모르는 거고요?

◆ 홍태경> 그렇죠. 그런데 우리가 아이티 지진 같은 경우를 보게 되면 아이티 지진은 규모 7.0에 해당되는 지진이었는데 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을 했습니다. 이 지진 같은 경우에도, 아이티 지진도 260년 만에 발생한 지진이었거든요. 그래서 지진에 대한 대비가 소홀한 상태에서 지진이 발생해서 큰 피해로 연결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한 500년 만에 만약에 발생을 하게 된다면 사실 준비가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짧게 이거 하나만 질문드릴게요.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 얘기가 계속 나오네요. 이게 뭐 가능성 있는 얘기입니까?

◆ 홍태경> 네, 저희 최근 연구에서도 사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는데요. 이제 핵실험을 크게 하게 되면 이 백두산 하부에 마그마방이 채워져 있는 상태에서는 마그마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최근에 영국 과학자와 북한측의 지질학자들이 연합을 해서 논문을 하나 발표했는데요. 북한 측의 이 지질조사를 해보고 그다음에 지진파를 분석해 보니까 백두산 주변에 있는 하부에 저속도층이라고 하는 층이 발견이 됐습니다. 이 저속도층이 의미하는 바를 논문에서는 부분 용융이 있는 마그마방이라고 하고요. 실제로 이런 연구 결과는 중국측에서도 발표한 바가 있는데요. 그래서 백두산 하부에 마그마방이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북한측 학자에 의해서도 규명된 논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대책 좀 세우고 대비를 해야겠습니다. 홍태경 교수
님, 고맙습니다.

◆ 홍태경> 감사합니다.

◇ 김현정> 네,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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