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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는 어떻게 합격자 조작 사실을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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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 간판 (사진=조기선 기자)

 

20대 공무원 시험 응시생 송모(26)씨가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공무원' 필기 시험을 치른 건 지난달 5일.

송씨는 훔친 공무원 출입증 3개를 가지고 필기시험 직전에 3차례나 정부서울청사를 무단으로 침입했다.

또 지난달 24일과 26일에는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성적을 조작하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30일 이런 사실을 알았지만 24일, 26일 2차례 침입만 인지하고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시험문제를 빼내기 위해 필기시험 전에 3차례 침입한 사실은 경찰 수사가 시작될 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무단침입해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시킨 20대 남성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합격자 1차 보고서와 최종 명단이 다른 점에 '화들짝'

행정직과 기능직 총 110명을 뽑는 올해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는 700명이 넘는 응시생들이 몰렸다.

지역인재 선발인 만큼 각 지역 소재 대학교에서 성적 상위 10%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총장 추천으로 응시할 자격을 얻었다.

해당 시험은 합격자 정원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일정 규모 안에서 최종합격자 수를 조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혁신처는 필기시험 채점이 끝난 이후 송씨가 지원한 행정직 시험 커트라인을 확정하고 합격자를 59명으로 정한 뒤 1차 내부 보고를 마쳤다.

하지만 송씨가 지난달 26일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하면서 합격자 수가 1명 늘어났고 인사혁신처는 1차 내부 보고서와 최종합격자 수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진상파악에 나섰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6일을 전후로 컴퓨터 로그기록을 살폈고 채용관리과 공무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컴퓨터 내 문서에 접근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인사혁신처 황서종 차장은 6일 브리핑에서 "합격자 발표 전에 여러차례 크로스체크를 하게 된다"며 "채점 원본파일과 나중에 합격자를 결정한 파일들을 다 대조한다"고 말했다.

결국 누군가가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들어와 인위적으로 점수를 조작하고 합격자 명단을 추가한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 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송씨의 범행은 꼬리가 잡혔다.

인사혁신처는 처음에는 응시생의 소행일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황 차장은 "처음에는 내부자 공모 가능성도 열어뒀고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의뢰한 것이라면 범죄조직과 연관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경찰에 비공개 수사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응시생인 송씨가 직접 정부청사 사무실에 침입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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