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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韓 최초 데뷔전 선발? KBO 3인방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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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박병호 (사진=미네소타 홈페이지)

 

최희섭과 추신수, 강정호 등 그동안 메이저리그를 밟았던 한국인 타자들이 얻지 못했던 기회를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누린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주전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KBO리그를 평정한 홈런왕 박병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박병호는 5일 새벽 4시5분(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캠든야드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2016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출전한다.

미국 언론들은 박병호가 개막전에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 몰리터 감독 역시 현지 언론과의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박병호를 주전으로 언급했고 6번 지명타자 출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한국 선수 가운데 데뷔전에 선발 출전한 선수는 없었다.

물론, 다른 프로야구 무대를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직행해 마이너리그를 뚫고 올라온 유망주 출신의 최희섭, 추신수와는 경우가 다르다. 그래도 박병호가 한국에서 쌓아올린 경력을 인정받았고 만만치 않은 경쟁 무대였던 스프링캠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박병호는 시범경기 내내 구단의 신뢰를 받았다.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미국 언론들은 '파워만큼은 진짜'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ESPN은 '박병호는 미겔 사노와 함께 2016년 미네소타 공격의 열쇠'라는 예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정규리그와 시범경기는 다르다. 투수들은 공 1개를 던질 때마다 전력을 다할 것이다. '낯가림'도 줄여야 한다. 수많은 투수들과의 첫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수와 타자가 처음 맞대결을 펼칠 때는 투수가 유리하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볼넷 1개를 얻는 동안 삼진 17개를 당했다. 박병호는 KBO리그에서도 삼진이 많은 타자였다. 또 시범경기에서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하다 보니 삼진이 많았다. 미네소타도 박병호에게 적극적인 스윙을 원한다. 타석에서 인내심을 갖고 정교함을 더한다면 탄탄대로가 열린다. 파워만큼은 이미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대호 (자료사진=노컷뉴스)

 



◇이대호와 김현수, 같지만 다른 출발선상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국내 팬들의 가장 많은 응원을 받은 선수일 것이다. "솔직히 가장 밑까지 내려왔다. 다시 시작해야 하고, 경쟁해야 한다"며 초청 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면서 꿈을 이뤘다.

이대호는 우타 1루수 자리를 놓고 헤수스 몬테로와의 경쟁에서 이겼다. 특급 유망주 출신에 시애틀이 상당히 공을 들였던 몬테로를 제치고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미국 현지에서도 놀라운 소식이었다.

게다가 이대호는 스플릿 계약을 맺은 초청 선수였다. 초청 선수가 경쟁을 뚫고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는 경우는 많아야 팀당 1-2명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이대호는 수비와 주루에서도 합격점을 받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대호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264,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2안타 3타점을 쓸어담으며 시즌 개막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이대호가 풀타임 주전은 아니다. 좌타자 애덤 린드가 주전 1루수다. 그러나 린드는 좌투수에게 유독 약하다. 그래서 그동안 우타자와 짝을 이루는 플래툰 시스템에서 출전해왔다. 시애틀은 린드의 파트너를 찾았고 이대호가 낙점됐다. 이대호는 상대가 좌투수를 내보낼 때 주전으로 나선다.

시애틀은 5일 새벽 5시5분 텍사스 레인저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이대호의 친구 추신수가 있는 팀이다. 텍사스는 첫 2경기 선발로 모두 좌투수를 예고했다. 린드가 주전 예우를 받으며 개막전에 나설 것이 유력하며 이대호는 6일 선발 출전이 예고돼 있다.

가시밭길을 헤쳐온 이대호의 도전은 활약 여부에 따라 야구 팬들에게 감동까지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스프링캠프 중반 이후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을 두고 구단과 마찰을 빚었다.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이 있는 김현수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려고 떼를 쓴 볼티모어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다.

김현수 (사진=볼티모어 홈페이지)

 



어쨌든 김현수는 개막 로스터에 진입했다. 그러나 주전 좌익수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맹활약을 펼친 조이 리카드의 몫이 됐다. 지명타자 자리에도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지금 벅 쇼월터 감독에게 김현수는 대타 요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 2타점에 그쳤다. 그래도 자신감을 잊어서는 안된다. 김현수는 45타수를 기록했다. 어느 리그에서도 45타수 만으로는 타자의 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 김현수는 늘 삼진보다 볼넷이 많았고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 타자였다.

시즌 초반 김현수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혹독한 적응 기간을 보냈고 쇼월터 감독의 시선도 냉정해보인다. 제한된 기회 안에서 결국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길 밖에 없다. 어차피 자기 기량을 증명해야 하는 건 박병호나 이대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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