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훙하이 그룹(회장 궈타이밍) 산하 폭스콘이 일본 샤프를 3890억엔(약4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폭스콘은 30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샤프 인수를 승인했다. 폭스콘과 샤프는 주당 118엔인 샤프 주식을 88엔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인수방식은 폭스콘이 샤프의 주요 채권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를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정부가 국가 기반 산업 파괴가 우려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폭스콘은 샤프의 이사들과 샤프의 주요 채권은행인 미쓰비시FJ파이낸셜과 미즈호파이낸셜 핵심 임원들을 직접 만나 집요한 설득 끝에 지난 2월 샤프 이사회의 승인을 이끌어냈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이번 거래가 사실상 폭스콘의 승리라고 전했다. 액정디스플레이(LCD)를 생산하는 샤프의 핵심 사업을 얻게되면서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103년 역사의 샤프는 액정디스플레이는 물론 평면TV와 냉장고, 데스크탑 계산기 등을 생산하는 일본 가전시장의 핵심 기업이다.
그동안 세계 최초로 기록되는 기술 제품을 대부분 발명하는 등 세계 가전시장의 선두에 있었지만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패널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지난 2012년부터 재정적자에 빠졌다.
그동안 내수시장에서는 일본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자금압박 등 재정부족 문제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편 폭스콘 모회사인 훙하이그룹과 샤프는 내달 2일 계약체결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 합의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