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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부실 채권 7.3조 털어낸다… 자회사 매각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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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3천억원의 천문학적 부실채권에 발목이 잡힌 KDB산업은행이 최근 비금융자회사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경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금액(부실채권)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3조1000억원)보다 135.5% 증가했다. 산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5.68%로 시중은행 평균(1.13%)의 5배를 넘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 돼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을 말한다.

세계경제 부진과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부실채권 규모는 큰 부담이다. 특히 금리인상기에 예상되는 부실기업 도산 등의 충격을 완충하는 정책은행으로서의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금융안정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산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말부터 구조조정본부를 구조조정부문으로 격상해 방만해진 비금융자회사들의 매각을 적극 추진하는 등 경영개선에 박차를 가해왔고, 최근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회사 중 한곳인 현대증권은 지난 25일 마감된 매각 본입찰에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 등 3곳이 참여했다. 대형 금융지주 2곳이 인수전을 벌이는 만큼 산은은 유리한 입장에서 매각 절차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는 KB금융과 한국금융이 모두 지난해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했다 가격에 밀려 실패한 만큼 이번에는 상당히 높은 가격을 써냈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대우증권은 2조3천205억원을 받고 미래에셋증권에 매각하기로 했고, 쌍용양회공업 주식도 8천837억 원에 한앤컴퍼니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대우증권의 경우 인수경쟁이 가열되면서 장부가의 30%가 넘는 경영프리미엄을 받게 돼 산은은 1조5천억 원이 넘는 이익을 보게 됐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산은에는 호재다. 현대그룹은 자금난에 내몰린 현대상선의 유동선 확보를 위해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 현대증권 지분 22.43%에 대한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한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는다는 것으로 1조2000억 원의 현대상선 채권을 가진 산은으로서는 채권회수에 도움이 된다.

산은은 남은 비금융자회사들에 대한 매각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달 출범한 출자회사관리위원회를 다음 주 소집한다. 올해 매각 대상 자회사 선정과 추진 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산업은행의 역할 강화 방안'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장기 보유 중인 132개 비금융자회사를 3년간 집중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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