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진박' 후보가 공천을 받은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선언하며 이틀째 '옥새투쟁'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자체 간담회를 열어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의 전환을 비롯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25일 오전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오래전부터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왔다.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마음에 변함이 없다"며 옥새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상경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저보고 당무를 거부한다고 하기 때문에, 또 최고위원들의 뜻을 모아서 원내대표가 (부산에) 오셨기 때문에, 그에 대한 예의로 (서울에) 올라가서 당 대표실에 앉아서 당무를 보겠다 그런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사퇴하든 어떻든 책임지라'고 경고한데 대해서는 "책임진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의 옥새투쟁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간담회를 갖고 오전 10시 긴급 최고위 소집을 요구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 대표께서 당이 비상사태고 총선 앞둔 여러가지 시급한 현안이라 조속히 당무 복귀해서 최고위 주재하고 공관위 결정사항과 당 총선 관련 사항을 처리해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 직인은 당사에 보관돼 있어야 마땅한데 지금 2개가 당사에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당 직인을 하루빨리 당사에 반납하셔서 공적인 당의 직인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옥새투쟁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 황진하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오후 김무성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를 마치고 대화를 하고 있다. 이날 김무성 대표는 유승민, 이재오 의원 등의 5개 지역 공천을 거부하고 무공천을 발표한 뒤 부산으로 향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가 옥새투쟁을 이어갈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현 상황을 당 대표 궐위 상태로 보고 원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맞아 공천안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당헌 30조는 "대표 최고위원이 사고·해외출장 등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원내대표, 최고위원 중 최고위원선거 득표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당 대표실에 머무르며 당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궐위 상태로 보고 권한대행 체제를 출범하는 것은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당헌·당규 위배로 공천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기 보다는 김 대표를 만나 설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