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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깃발은 꽂지 못했지만…'깃발 전쟁' 흥행은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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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FC수원과 성남FC의 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에 양 팀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수원=황진환 기자)

 

깃발 전쟁'의 승자는 없었다. 수원FC도, 성남FC도 상대 홈 구장에 구단 깃발을 꽂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내며 흥행에는 대성공을 거뒀다.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수원-성남전.

새롭게 클래식에 합류한 수원과 시민구단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한 전통의 강호 성남의 맞대결이었다. 시민구단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큰 공통 분모가 없는 두 팀의 경기였지만, 양 팀 구단주이자 시장들의 SNS 설전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바로 '깃발 전쟁'이다. 성남 이재명 시장과 수원 염태영 시장은 설전을 펼친 끝에 이긴 팀의 깃발을 상대 홈 구장에 사흘간 꽂아놓기로 내기를 했다.

그동안 K리그 클래식에도 몇몇 라이벌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구단주들의 합의 하에 갑자기 만들어진 라이벌은 없었다. 물론 라이벌이라 칭하기에는 아직 두 구단의 경력 차가 꽤 크지만, '깃발'이라는 매개체로 팬들의 관심을 그라운드로 불러모으기에는 충분했다.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에는 무려 1만282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깃발 전쟁'의 승자는 없었다. 성남 티아고, 수원 김병오의 골이 차례로 터지면서 1-1로 끝났다. 수원은 2무를 기록했고, 성남은 1승1무가 됐다.

19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FC수원과 성남FC의 경기에서 코너킥 상황에서 바로 골로 성공시킨 성남 티아고가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수원=황진환 기자)

 

◇1골씩 주고 받은 팽팽했던 승부

양 팀 감독들은 담담했다. 수원 조덕제 감독은 "큰 부담은 없다. 일이 커졌다기보다 이런 관심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성남 김학범 감독 역시 "부담이 갈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부담 안 되는 경기는 없다. 판이 커지든, 아니든 1경기다. 오히려 좋지 나쁜 건 없다"고 강조했다.

수원과 성남 모두 미드필더 싸움에 초점을 맞췄다.

수원은 전남과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선 황재훈 대신 베테랑 김한원을 내세웠다. 미드필더에서부터 성남을 압박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조덕제 감독은 "티아고와 황의조를 봉쇄하는 것이 승부처"라고 말했다.

성남 역시 이종원 대신 피투가 선발로 나섰다. 김학범 감독은 "미드필더 싸움이 승부처다. 피투를 투입한 것은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전반은 다소 조용했다. 성남이 볼 점유율을 높이며 다소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면, 수원은 과감한 공격으로 응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근환과 외국인 선수 블라단, 레이어가 삼각형으로 서는 수원 수비진이 뒤를 받쳐준 덕분이다. 성남은 황의조가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19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FC수원과 성남FC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성공시킨 수원 김병오가 환호하고 있다. (수원=황진환 기자)

 

그리고 후반, 팬들의 환호가 극에 달했다.

먼저 한 방을 날린 것은 성남. 후반 15분 티아고의 오른쪽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골키퍼 박형순이 쳐냈지만, 주심은 골을 선언했다.

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5분 만에 동점을 만들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혼전이 일어났고, 후반 20분 이재안이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에서 살짝 띄어준 공을 교체 투입된 김병오가 왼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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