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SK텔레콤으로부터 제출받은 '통신자료 제공사실 확인서' 중 요청기관이 기재된 상세내용.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 26일과 12월 3일 유 의원의 통신기록을 SK텔레콤으로부터 제출 받았다. (사진=유기홍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교과서 비밀TF' 존재사실을 폭로한 직후 국가정보원이 더민주 의원의 통화내역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교과서 추진을 위해 정부가 국정원까지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더민주 유기홍 의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이 최근 1년 동안 2차례나 제 통신정보를 (이동통신사에서) 빼 간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정원의 설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SK텔레콤으로부터 제출받은 통신자료 제공사실 확인서 (사진=유기홍 의원실 제공)
유기홍 의원이 SK텔레콤으로부터 제출받은 '통신자료 제공사실 확인서'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 26일과 12월 3일에 유기홍의원에 대한 통신자료를 제공받았다.
지난해 10월 26일은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국정교과서 비밀TF팀'이 유 의원 등 야당 의원에 의해 발각된 바로 다음날이다. 유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전날 청와대 인근에 국정교과서 비밀TF팀이 운영되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야당 의원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고, 밤샘 대치 끝에 다음날 새벽 현장에서 철수했다.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는 '주거침입', '공무집행방해' 등을 언급하며 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는데 같은 시간에 국정원은 야당 의원의 통신기록을 조회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유 의원은 "국회의원의 핸드폰을 사찰하고도, 국정원은 어떤 답변도 내놓치 않고 있다. 하물며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이러할진데, 일반 국민의 사생활이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겠나"라며 "저와 더민주는 국정원의 '국정교과서 공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국정원이 저뿐만 아니라 국정화 비밀TF 사무실을 방문한 야당 의원, 보좌진 등을 사찰했다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공동조사,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국가기밀 탐지 혐의가 있는 외국인에 대한 국정원법 (제3조 제1호)상의 방첩활동 과정에서 그 외국인과 통화한 전화번호 가입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내국인임이 확인되어 더 이상의 추가 조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