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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시대로…충무로 시계는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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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과 '귀향' 그리고 '동주'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이들 영화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일제강점기가 배경이라는 사실이다.

충무로의 시선이 일제강점기로 향하고 있다.

시작은 지난해 '암살'이었다. 전작 '도둑들'처럼 장르는 액션이었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최동훈 감독이 1930년대 독립 운동가들이 친일파를 처단하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현실에서 모티브를 얻은 허구였다. 그러나 관객들은 '암살'을 통해 역사 속 독립운동가들을 다시 되새기고, 의미있는 메시지를 얻었다.

함께 개봉해 인기몰이 중인 '귀향'과 '동주'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암살'처럼 큰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이들 영화는 각기 300만·1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동주'는 청년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독립운동가의 삶을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기 때문에 '암살'보다는 훨씬 무겁고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기꺼이 이들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충무로 기대작들 역시 시대적 배경을 일제강점기로 선택했다.

영화 '해어화'는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 마지막 기생 두 사람이 '조선의 마음'이라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엇갈린 선택을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가하면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은 '군함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으로 군함도에 끌려간 이들의 탈출기를 담는다.

일제강점기는 분명히 다루기 어려운 배경이다. 역사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탓에 고증이 철저히 이뤄져야 하며, 시대가 가지는 무게감 또한 상당하다. 그런데도 왜 감독들은 이 시대로 끊임없이 돌아가는 것일까.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감독들에게 일제강점기를 다루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화두가 되면 십자군 전쟁 관련 영화가 나오는 이유와 비슷하다. 역사적 갈등의 원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오 평론가는 "친일파도 청산되지 않았고, '위안부'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감독들 입장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적 문제들을 영화로 끌어 와 재해석하고, 해소하고자하는 욕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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