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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쇼크' 그 이후…바둑계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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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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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문제가 있지만 완벽해지면? '천지개벽'입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바둑계를 흔들어 놓았다. 처음에는 대다수 5대 0 승부를 예상했지만 1국부터 결과는 뒤집혔다. 그리고 3국까지 이세돌 9단의 불계패가 이어졌다.

바둑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정보불균형'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반전은 4국이었다. 이세돌 9단은 78수로 알파고의 중앙집을 정면으로 뚫었다. 알파고가 실책을 이어가면서, 이세돌 9단은 불계패를 받아냈다.

5국은 만만치 않았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어느 한 쪽도 약점을 내주지 않은 채 승부를 이어갔다. 결국 이세돌 9단은 280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계가해 보니 겨우 2집반 패배였다.

대국이 끝나고 한국기원은 '알파고'에게 프로 명예 9단증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알파고'의 실력을 프로 9단 수준으로 인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바둑계는 이 같은 '알파고'의 등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프로 기사들은 엇갈린 대답을 내놓았다.

◇ 알파고의 천재적 감각…영화가 현실로

아직은 보완할 점이 발견됐지만 앞으로는 미지수다. 조훈현 9단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서봉수 9단은 알파고를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 넘은 기계'라고 평했다.

그는 "세계 정상급의 이세돌 9단을 이긴 거면 말을 다한 것 아니냐"면서 "알파고는 천재적인 감각을 가졌다. 실제로 인간의 상상력을 알파고가 갖췄다고 하던데 그걸 뛰어넘은 수준인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초보자적인 수를 두는 등의 문제점은 존재한다. 서봉수 9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천지개벽'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둑계에게는 알파고의 실수가 다행인 일이다.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오작동을 하는 것 같다. 만약 완벽해지면 '천지개벽'해서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이번에는 이미 그런 날이 왔다는 것을 예고한 거다. 가상의 세계가 현실이 됐음을 입증했다. 저 역시도 아득히 먼 훗날 이런 일이 이뤄지리라 생각했다. 정말 영화 같은 일"이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창의적인 기보와 뜨거운 관심…바둑계도 얻었다

그렇다고 해서 바둑계가 아예 얻은 것이 없지는 않다. 홍민표 9단과 김효정 프로 기사는 서봉수 9단보다는 긍정적으로 미래를 내다봤다.

알파고의 창의적인 기보는 모든 프로 기사들이 탐내는 존재다. 이번 대국을 통해 알파고의 기보를 분석하며 패러다임이 새롭게 바뀌기도 했다.

홍민표 9단은 당초 '기계가 바둑을 가르치는 때가 올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지만 이세돌의 4국 승리 이후 낙관론으로 돌아섰다.

그는 "정상급 프로 기사들에게는 한 가지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 같다. 알파고가 제시한 수들이 정말 놀랍고 좋은 수였다.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패러다임이나 기술을 쓸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둑TV에서 캐스터로 활약한 김효정 기사는 오히려 이번 대국이 바둑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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