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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에 맡겨진 인천공항 보안…'변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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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보안강화 대책, 외주 용역 직원 처우개선은 빠져…경쟁만 더 강화

 

인천국제공항에서 경비와 보안검색을 담당하는 인원은 모두 2230명에 달한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5개 외주 용역업체 직원들이며, 세전 평균 월급은 246만원이다. 이직률은 18%가 넘는다.

지난 1월 21일 중국인 부부들이 인천공항 환승장에서 밀입국하던 당시, 보안요원은 이들이 유리 자동문으로 된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풀고 있는 상황을 목격했다. 하지만 그냥 지나쳤다.

같은 회사에 근무했던 동료 보안요원은 "(해당 직원이) 그 모습을 보고 단순한 유지보수 작업이겠거니 하고 확인이나 보고를 생략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보안 요원이 그냥 지나친 이유는 사실 상주 직원들이 평소에 제대로 보안검색을 안 받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서비스를 강조하다 하다보니까 보안검색을 하려고 하다보면 상주직원들이 협조를 안 하고 그러다보니 사기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외주 용역직원일 뿐인 이들은 공항 상주직원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고, 이것이 결국 공항보안에 구멍을 내는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10일 정부합동으로 내놓은 인천공항 보안강화 대책에서는 이들 용역 비정규직들에 대한 대책은 쏙 빠졌다.

공사가 직고용 하는 인원은 모니터 요원 등 80여명에 그칠 예정이고, 나머지 2천여명이 넘는 경비/보안 용역들의 신분이나 근무환경은 변한 것이 없다. 인천공항공사 아래 보안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비용문제 등으로 결국 빠졌다.

그나마 직고용하겠다는 80여명의 인원도 지난해 인천공항공사가 직접고용 계획을 밝힌 174명보다 규모가 더 줄어들었다. 당시 공사의 직접고용 계획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한 번 무산된 계획을 다시 가져와 이번 보안 강화 대책으로 '재활용'한 셈이다.

또, 정부는 인천공항 화장실에서 폭발물 의심물체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항공기 탑승객이 아닌 일반인이 드나드는 일반구역에도 행동탐지요원을 20명 가량 증원하기로 했다.

그런데 핵심요원을 공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면서도, 공항 내 거동 수상자 등을 미리 탐지하는 테러 예방 핵심요원들은 또 다시 외주 비정규직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게다가 이번 대책에서 용역업체들의 수주요건을 낮춰 입찰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드는 방안은 거꾸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신철 정책국장은 "진입장벽이 낮아질 경우 영세 업체들이 운이 좋아서 낙찰을 받을 수 있는데, 영세업체일수록 인건비에서 더 중간착취하려는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것은 직원들의 사기를 더 떨어뜨리는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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